“돈 되는 인기 콘텐츠를 잡아라”



IPTV(인터넷TV) 3사가 고객 유치에 결정적인 인기 콘텐츠를 거머쥐기 위해 합종연횡을 서두르고 있다. 호황기를 맞은 IPT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콘텐츠 전면 보강에 나선 것이다. 조만간 미국 최대 동영상제공업체(OTT) 넷플릭스와 동영상 서비스업체 유튜브 콘텐츠, KT·SK브로드밴드의 자체 콘텐츠 등을 IPTV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늦어도 다음 주부터 IP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 IPTV에 넷플릭스 콘텐츠가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TV로 넷플릭스를 보려면 CJ헬로 등 일부 케이블TV에 가입하거나 애플리케이션(앱) 기능이 제공되는 스마트TV를 활용해야 했다.

LG유플러스 IPTV에는 ‘YG 전자’ ‘킹덤’ 등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해 2만여편의 콘텐츠가 올라갈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1∼2주간 시험방송 뒤 콘텐츠 업데이트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KT·SK브로드밴드는 “서비스가 발표되면 LG유플러스·넷플릭스의 독점계약 여부, 시장 반응 등을 살핀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당장 해외 콘텐츠를 보강하는 식으로 넷플릭스에 맞서고 있다. KT는 ‘캐슬’ ‘위기의 주부들’ ‘크리미널 마인드’ 등 미국 ABC방송의 드라마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게 한 상품을, SK브로드밴드는 ‘왕좌의 게임’ ‘빅뱅이론’ 등 인기 해외드라마를 한 달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해외드라마 슈퍼패스’를 내세웠다.

양사는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넷플릭스 대항마 중 하나로 키우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제작비 100%를 투자해 만든 드라마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를 선보였다. KT 역시 영화 소개 프로그램 ‘무비스타 소셜클럽’과 키즈, 시니어를 겨냥한 IPTV 전용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는 내년 초부터 구글과 협업해 유튜브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유튜브는 ‘키즈’ ‘개인방송’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콘텐츠가 모이는 곳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경쟁사 IPTV처럼 앱을 통해 유튜브에 접속하는 형태가 아닌, IPTV에서 단순하고 편리하게 접속할 수 있는 형태로 서비스를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IPTV 업체가 직접 인수·합병(M&A)에 뛰어들어 덩치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CJ헬로에 대한 인수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지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는 “케이블TV 인수를 현재 진행 중”이라고 공인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품에 안으면 IPTV와 케이블TV 등을 포괄하는 유료방송시장에서 합산점유율 24%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서며 KT 계열(30.54%)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다만 올해 안으로 인수 여부가 결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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