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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비대위 틈새로… 친박 ‘태극기 껴안기’ 역공

 
자유한국당 내 친박근혜 인사들이 공개석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재평가와 태극기 세력(탄핵반대 세력)과의 통합을 주장하고 나섰다.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가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인 전원책 변호사 해촉 파동을 겪으며 흔들리자 인적 쇄신 대상으로 거론됐던 친박계가 오히려 역공에 나서는 분위기다.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은 12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비대위의 인적 쇄신 작업에 대해 “결국은 전당대회를 하기 위한 ‘땜빵 작업’에 그칠 것”이라며 “당을 나갔다 온 사람들이 인적 쇄신이란 이름으로 당을 사당화(私黨化)하려 한다면 한 발짝도 못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등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 지도부를 겨냥한 것이다.

친박계 인사들의 태극기 세력 껴안기는 한층 노골화되고 있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백서 제작을 재차 요구하면서 태극기 세력에 대해 “그분들이야말로 우익의 근간이다. 당연히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도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태극기 세력을 ‘애국 세력’으로 지칭하며 “애국 세력이 장내(국회 내) 야권 세력과 반문재인 연대를 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한국당에 가장 큰 표가 태극기 세력에 있다는 걸 한국당 의원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한국당 주변에서는 태극기 세력이 내년 2∼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에 대거 입당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흐름과 비대위의 표류가 맞물려 친박계 인사들이 탄핵을 세(勢) 결집의 매개로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도부는 비대위를 흔들기 위한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당의 기강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도 “한국당이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다.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극복하고 쇄신과 변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비대위 이후를 논의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심재철(5선)·정우택·조경태(이상 4선)·김진태(재선)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은 13일 회동해 다음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 단일화 문제 등을 논의한다. 김 전 지사와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여했고, 나머지 의원들도 현 지도부와는 거리를 둬온 인사들이다. 당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가 현역 의원 당협위원장 교체를 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변호사도 14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앞서 그는 지난 9일 해촉 직후 ‘김 위원장이 조강특위에 특정 인물을 넣어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전 변호사는 이제 우리 당과는 관계가 끊어진 자연인의 한 사람”이라며 “조강특위 인사가 원활하게 잘 안 돼서 당에 추천된 인사 2명 명단을 드리긴 했지만 저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심우삼 기자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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