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에 대한 호평 잔뜩 들어… 협연 기대된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는 12일 “나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음악을 하고 싶어서 지휘자가 됐다”고 말했다. 크레디아 제공


올해 내한하는 여러 지휘자 중 누가 제일 기대되는지 한 음악평론가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주저 없이 영국 출신 안토니오 파파노(58)를 지목했다.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마침내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110년 전통의 이탈리아 명문 악단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내한한다.

파파노는 12일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어떤 나라일지 정말 궁금하다. 내한을 앞두고 굉장히 들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와 굉장히 오랜 시간 함께 작업했고, 확고한 자기 소리를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도 작업을 여러 차례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15∼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젊은 피아니스트 조성진(24)과 다닐 트리포노프(27)와 차례로 협연한다. 트리포노프와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조성진과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려준다. 파파노는 “트리포노프가 최고인 이유는 카리스마 넘치는 그만의 소리 때문이다. (처음 협연하는) 조성진에 대해서는 호평을 잔뜩 들어 기대 중”이라고 했다.

파파노는 지휘자 정명훈(65)이 이끌었던 산타 체칠리아의 지휘봉을 2005년부터 넘겨받아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2002년부터 영국 코벤트 가든의 음악감독도 맡아왔다. 1990년 국제 무대 데뷔 후 93년 독일 빈 슈타츠오퍼, 97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을 지휘하면서 ‘완벽주의자’라는 평을 들었다.

그는 지휘자로서는 특이하게 전문 음악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 전문 교육 없이 세계적인 지휘자가 된 비결이 궁금했다. 파파노는 “일단 굉장히 열심히 했다. 타고난 성격 자체가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음악을 공부하게 된 것 같다”며 “피아노 연주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오페라 가수와 음악을 하면서 지휘에도 관심을 갖게 돼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휘를 할 때 중요시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파파노는 “지휘자는 음악을 깊이 연구한 뒤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음악에 사로잡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넘치는 에너지와 노련미를 두루 갖춘 지휘자’(미국 뉴욕타임스)라는 평을 듣는 이유가 아닐까.

파파노는 어떤 지휘자가 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나를 기억할 때 ‘그는 음악을 참 좋아하던 사람이었어’라고 말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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