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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교통사고 희생자 윤창호, ‘윤창호법’ 남기고 영면

부산 해운대구 부산국군병원에서 11일 열린 윤창호씨 영결식에서 함께 근무했던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동료들과 친구들이 유해를 운구하고 있다.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윤창호(22)씨의 영결식이 11일 부산 국군병원에서 엄수됐다.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이 주관한 윤씨의 영결식은 유가족과 친구, 군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영결식에서는 장례위원장인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 하종식 대령의 조사에 이어 카투사 동료 김동휘 상병과 대학 친구 김민진(22)씨의 추도사가 낭독됐다. 김 상병은 “더 이상 이런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그에 관대한 제도는 근절되기를 바란다”며 “창호의 이름이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지 않고 선명하게 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친구 김씨는 “정의가 뭔지, 법이 뭔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뭔지에 대해 너는 늘 이야기했고 우리는 배웠다”며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너의 이름 석 자가 명예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라고 말하자 주위는 눈물바다가 됐다.

아버지 윤기현(53)씨는 터져나오는 울음을 애써 견뎠다. 영결식에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윤창호법’을 대표 발의한 같은 당 하태경 의원,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등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화장돼 대전의 한 추모공원에 임시로 안치된 고인의 유해는 보훈 심사를 거쳐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윤씨는 휴가를 나왔다가 지난 9월 25일 새벽 해운대의 횡단보도에서 만취운전 차량에 치여 중태에 빠진 뒤 46일 만인 지난 9일 숨졌다. 사고 후 윤씨 친구들은 음주운전자를 강력히 처벌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해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이끌어냈고, 국회의원 102명이 동참해 이른바 ‘윤창호법’이 발의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이날 가해 운전자 박모(26)씨를 음주운전과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부산=글·사진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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