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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세습 논란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자들 “일자리 도둑 낙인… 또 다른 폭력”

서울 지하철에서 스크린도어 정비를 담당하는 박모씨가 8일 서울시의회 별관 앞 기자회견장에 섰다. 박씨는 2016년 5월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다 사망한 김군과 함께 은성PSD에서 일했던 동료다. 김군 사망 사고 이후 서울시는 박씨를 포함한 상시·지속업무와 생명·안전업무 담당자를 서울교통공사에 직고용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자 중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친인척 비율이 높다는 점이 논란이 되면서 ‘고용세습’이란 비판을 받았다.

박씨는 “우리가 김군을 이용해 채용잔치를 벌인 파렴치한으로 내몰리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정규직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일자리 도둑’으로 낙인찍는 것은 김군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규직 전환자 3명이 직접 나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식당조리원 최모씨 는 “소위 말하는 ‘밥하는 아줌마’로 열심히 설거지 하고 밥을 짓고 살아왔는데 어느 날 청년 일자리를 약탈하는 흉악범이 돼 있었다”며 “친인척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비리당사자로 낙인찍는 것은 우리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는 또 다른 폭력”이라고 얘기했다.

이들은 고용비리에 대해서는 명백히 조사하고 그에 맞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은 “식당에서 안전현장에서 일한다고 해서 비정규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최근 불거진 무책임한 공격은 다른 이들의 노동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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