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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발병 마을에 불법 폐기물 발견

집단 암 발병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8일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마을 인근 비료공장에서 발견된 지하 폐기물 저장시설에 대한 시 차원의 전수조사와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집단 암 발병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서 발병 원인으로 지목돼 온 비료공장에서 불법 폐기물 저장시설이 발견됐다. 주민들은 즉각적인 전수 조사와 비료업체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는 8일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0일 정부의 토양오염도 조사 시추과정에서 비료공장 내 식당 아래에서 4.5m 깊이의 지하 폐기물 저장시설이 발견됐다”며 “확인된 내용물은 대부분 슬러지 건더기로 식당 면적 등을 고려하면 370여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비료공장은 저장탱크 윗부분을 콘크리트로 타설하고 그 위에 건물을 짓고 식당으로 활용해 왔다”며 “공장측이 수년 동안 폐기물을 저장해온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공장 굴뚝 옆과 앞마당에서는 각각 1m와 4m 깊이의 폐기물 층이 나왔다며 정확한 매립량 확인을 위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철 대책위원장은 “비료공장 안에 폐기물이 불법 매립돼 있고 폐수를 무단 살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특히 저장시설이 지하수층과 연결될 수 있는 물길이 확인돼 더욱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는 2005년부터 주민 80명 가운데 30명에게서 암이 발병해 이 가운데 16명이 숨지고 14명이 투병 중이다. 주민들은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2001년 마을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들어선 비료공장을 지목해 왔다. 비료공장은 지난해 4월 폐쇄 명령을 받은 뒤 파산했다.

지난해부터 역학조사에 나선 환경부는 지난 7월 중간보고회를 갖고 이 마을에서 1급 발암물질인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가 청정지역보다 최대 5배 검출됐다는 것과 주민들의 면역력이 다른 지역보다 30%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주민 의사는 반영하지 않고 비료공장은 제외한 채 인접지 조사만을 실시해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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