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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김, 20년 만에 한국계 하원의원 탄생

한국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영 김 후보(왼쪽)가 7일 새벽(현지시간) 자신의 지역구 로스앤젤레스의 로런하이츠 STC센터에서 선거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 선거 홍보물에 서명한 뒤 지지자들과 함께 웃고 있다. AP뉴시스


한국계 영 김(56·공화·캘리포니아 39선거구) 후보가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한국계 여성이 연방 하원의원에 진출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한국계에서 연방의원이 나온 것도 20년 만이다. 역시 한국계인 앤디 김(민주·뉴저지 3선거구) 후보도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어 한국계 2명이 동시에 연방 의회에 진출하는 이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영 김은 51.3%를 얻어 민주당 길 시스네로스 후보(48.7%)를 눌렀다. 영 김은 이날 개표 초반부터 격차를 30%가량 벌리며 줄곧 우세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한국계 미국인이 미 연방 의회에 진출한 사례는 1992년 당선돼 3선을 지냈던 김창준 전 하원의원이 유일했다. 김 전 의원 이후 선거 때마다 한국계 연방 의원 탄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했다.

지역구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영 김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겠다. 양국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겠다”면서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위안부 문제, 자유무역협정, (북·미) 이산가족 상봉 등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1962년 인천 출생인 영 김은 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괌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온 뒤 로스앤젤레스(LA) 소재 남가주대학(USC)에 진학하면서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했다.

21세 때인 90년 ‘지한파’로 잘 알려진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인연을 맺고 이후 20년 넘게 보좌진으로 일했다. 영 김은 로이스 위원장이 은퇴함에 따라 이번 중간선거에서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전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색이 뚜렷하지만 영 김의 지역구인 오렌지카운티는 오랜 기간 친공화당 성향이었다. 오렌지카운티는 한국계 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 지역에서 내리 13선을 지낸 로이스 위원장의 지원은 영 김에게 ‘천군만마’와도 같았다.

영 김과 맞붙은 민주당 시스네로스는 복권 당첨자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해군 복무 경력이 있는 멕시코계 미국인으로, 2010년 복권에 당첨돼 무려 2억2600만 달러(약 3000억원)를 받았다. 당첨금 수령 이후 라틴계 미국인 사회에서 교육지원 등 자선사업을 해오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정계 진출을 결심했다.

앤디 김 후보는 99% 개표 기준 48.9%를 득표해 공화당 톰 맥아더 후보(49.8%)에게 1%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뒤지고 있다. 개표가 초박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당선 여부가 결정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재자투표 결과까지 반영할 경우 역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화당 소속으로 펜실베이니아 5선거구에 출마한 펄 김과 역시 공화당 후보로 버지니아 8선거구에 출마한 토머스 오는 낙선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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