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비행기 양력과 변화구

공의 회전과 양력


가을 야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야구 중계를 보다 보면 투수의 공을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너클볼 등 다양한 구질로 설명하는데 꽤나 생소한 용어들이다. 이들 다양한 구종은 모두 공의 회전과 관련이 있다. 회전에 따른 공기저항의 차이가 공의 변화를 다양화한다. 회전 방향에 따라 공이 휘는 원리는 비행기가 뜨는 원리와 동일하다. 공기의 흐름 차이에 따라 압력이 발생하고 양력(揚力·들어올리는 힘)이 작용한다. 비행기의 날개는 아래쪽보다 위쪽이 볼록해서 날개를 가르는 공기의 속도가 아래쪽보다 위쪽이 더 빠르다.

공기가 빨리 흐르는 날개 위쪽의 압력이 날개 아래쪽보다 더 낮아져 비행기를 들어올리는 양력이 발생한다. 기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압력이 낮아진다는 베르누이의 원리다. 회전하는 공도 회전 방향에 따라 공의 좌우 혹은 위아래에서 공기 속도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패스트볼은 진행방향으로 말려 올라가듯 역회전하는 공이다. 공의 아래쪽이 공의 진행방향으로, 위쪽은 진행 반대방향으로 회전한다. 따라서 공의 아래 부분에 닿는 공기는 공의 회전속도만큼 더 큰 저항을 받아 마찰력이 늘어나고 그만큼 공기 속도는 느려진다. 반면에 공의 윗부분은 공기 흐름과 회전방향이 같아서 마찰력이 줄어들고 공기 속도는 빨라진다. 위아래의 공기 흐름 차이로 공을 위로 들어올리는 양력이 발생한다. 이 양력이 중력과 균형을 이루어 공이 낙하하지 않고 날아간다.

회전 방향이 달라지면 양력의 방향이 변하고 공의 궤적이 달라지는데 이에 따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이 정의된다. 이 원리는 모든 구기 종목에 적용된다. 골프에서도 사이드스핀으로 볼을 치면 공이 좌우로 가고 톱스핀볼을 치면 가다가 뚝 떨어져 비거리가 짧아지는데, 양력이 밑으로 작용한 결과다. 백스핀을 이용한 역회전 공을 치면 양력이 위로 작용해서 떨어지지 않고 높이 날아간다.

이남영 과학칼럼니스트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