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韓관객 감사”… ‘라이온 킹’ 네 주역을 만나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심바와 날라. 1997년 초연된 공연은 이듬해 토니상에서 최고 뮤지컬상을 비롯한 6관왕을 휩쓸었다. Nala and Simba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뮤지컬 ‘라이온 킹’의 무파사와 스카. Mufasa and Scar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뮤지컬 ‘라이온 킹’의 네 주역. 왼쪽부터 스카 역의 안토니 로렌스, 심바 역의 캘빈 그랜들린, 날라 역의 조슬린 시옌티, 무파사 역의 음토코지시 엠케이 카니일레. 클립서비스 제공


‘전 세계 흥행 1위’라는 타이틀이 호기롭기 그지없다.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 20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9500만명 이상의 관객이 이 공연을 봤다. 드디어 한국에도 상륙했다. 뮤지컬 팬들의 기대가 한껏 쏠린, ‘라이온 킹’ 얘기다.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2006년 한 차례 성사된 바 있다. 하지만 오리지널 팀이 원형 그대로의 공연을 선보이는 건 아시아 최초다. 이번 한국 공연은 뮤지컬 ‘라이온 킹’ 탄생 20주년 기념 인터내셔널 투어의 일환으로 마련됐는데, 필리핀 마닐라와 싱가포르를 거쳐 국내 3개 도시에서 이어진다.

7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라이온 킹’은 오는 12월 25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내년 1월 9일∼3월 28일 공연하고, 4월부터는 부산 드림씨어터에 올린다. 관객 반응은 일찌감치 달아올랐다. 최고가 17만원(R석)에 달하는 티켓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뒷자리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미 동이 난 상태다.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1994)이 원작으로, 아프리카 사바나의 아기 사자 심바가 고난을 딛고 동물의 왕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다룬다. 이 익숙한 이야기는 연출가 줄리 테이머의 손을 거쳐 독창적이고도 예술적인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엘튼 존, 한스 짐머 등 음악 거장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개막 일주일 전 입국한 ‘라이온 킹’의 네 주역을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주인공 심바 역의 캘빈 그랜들링(31), 여자친구 날라 역의 조슬린 시옌티(28), 심바의 아버지이자 ‘태양의 땅’의 왕 무파사 역의 음토코지시 엠케이 카니일레(28), 왕위를 노리는 심바의 삼촌 스카 역의 안토니 로렌스(29)가 함께했다.

배우들은 “한국에서 매진 사례를 이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안토니는 “새로운 곳에 와서 열정적인 관객 앞에 선다는 것이 너무 신난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은 공연을 보는 두 시간 반 동안 현실을 잊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것이다. 그런 선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라이온 킹’은 무대예술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대와 의상, 조명 디자인이 독특하면서도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룬다. 특히 동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탈이나 의상으로 전신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인데, 얼굴과 몸을 그대로 드러낸 채 퍼펫(puppet·동물을 표현한 가면이나 인형)만 착용해 상상력을 자극한다.

무대에 선 배우가 사람임을 숨기지 않음으로써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는 게 연출의 변이다. 안토니는 “퍼펫을 단순화해 한층 인간적인 스토리가 완성됐다. 사랑 우정 상실 배신 같은, 삶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특유의 정서를 유지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네 배우 가운데도 영국인인 안토니를 제외한 세 명이 남아공 출신이다. 조슬린은 “아프리카의 맛깔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안토니는 특히 오프닝 곡인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 무대를 놓치지 말라고 당부했다. 미리 엿보자면 이런 식이다. 붉은 태양이 떠오른 대지, 기린이 유유히 거닐고 가젤은 뛰어다닌다. 얼룩말 사슴 코뿔소 코끼리 등이 곳곳에서 모여든다. 마치 사바나 정글에 온 느낌. 그는 “그 장면을 보며 즐거워하지 않을 관객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캘빈은 “심바 역만 12년간 해 왔는데 이번 투어는 정말 최고들만 모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음토코지시는 “생동감 넘치는 시청각적 체험을 하실 수 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시라”고 귀띔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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