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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에도 무역전쟁 불똥

미국 명문 의대인 존스홉킨스 의대가 외국인 과학자를 초청하는 방문연구원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불거진 중국 과학자들에 의한 지식재산권 유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의학계까지 번지고 있는 셈이다.

존스홉킨스대는 최근 신경학 부문 교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제기한 생의학 분야의 지식재산권 유실 우려에 따라 방문 과학자의 초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이 대학은 “NIH가 정부 지원 연구 프로그램에 외국인 참여를 허용할 때까지 외국인 과학자의 초청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대학에 있는 외국인 과학자들은 그대로 연구를 할 수 있다. 이 대학은 일부 연구자들의 자금 조달 서류가 위조된 사례도 발견했다.

현지의 한 중국인 생의학 연구자는 “방문 과학자 초청 중단이 1년간 지속된다면 1000명가량의 과학자가 영향을 받게 되고,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는 이와 관련해 “교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은 잘못된 것”이라며 “NIH의 정책에 적극 따를 것을 상기시킨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연구 지원기관인 NIH는 지난 8월부터 미국 체류 외국인 과학자가 연구 결과를 본국 정부와 공유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NIH는 1만여개 대학과 연구소 등에도 비슷한 조사를 하도록 하는 등 지적재산권 유출에 신경을 쓰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의 조치는 중국이 세계적 수준의 인재 1000명 영입을 목표로 2008년 시작한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 ‘천인계획(千人計劃)’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해외의 유능한 과학자를 불러들여 첨단기술을 이전받는 루트를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천인계획에 따라 중국으로 귀환한 과학자는 이미 7000명을 넘어섰다.

최근 호주전략정책연구소는 2007년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중국 과학자 2500여명이 미국 영국 호주 등 서구 대학에서 연구협력 명분으로 선진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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