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 대포 2방에 쓰러진 곰

SK 와이번스의 한동민이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선제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6회초 2점 홈런으로 재역전을 이끈 뒤 베이스를 돌며 환호하는 SK 박정권. 뉴시스


SK 와이번스는 승부처에서 단숨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홈런 타자들이 즐비하다. 올 정규시즌 가장 많은 홈런(233개)을 때린 SK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총 1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려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홈런공장’ SK의 진가는 서울 잠실구장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SK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거포’ 한동민과 ‘가을남자’ 박정권의 홈런 2방을 앞세워 7대 3으로 이겼다. 플레이오프 5차전 끝내기 홈런을 쳐 SK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끈 한동민은 이날 선제 투런포로, 박정권은 역전 투런포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양 팀은 올 정규시즌 8승 8패로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객관적 전력은 두산이 한수 위였다. 두산은 정규시즌 2위 SK를 14.5경기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체력도 충분했다. 반면 SK는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르느라 힘을 많이 소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한동민의 선제 투런포는 SK의 기세를 살리는 전기가 됐다. 한동민은 1회초 무사 주자 1루에서 두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커터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두산은 3회말과 5회말 최주환의 1타점,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바로 뒤집었다. 그러자 베테랑 박정권이 SK의 해결사로 나섰다. 박정권은 6회초 1사 주자 2루에서 2점포를 쏘아 올려 4-3으로 재역전했다.

SK는 두산이 흔들린 틈을 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SK는 7회초 두산 투수 장원준이 2연속 볼넷에 이어 폭투를 던진 사이 1점을 추가했다. 9회초에는 1사 1, 3루에서 두산 1루수 오재일의 악송구, 그리고 박정권의 희생타에 힘입어 2점을 더 달아났다. 두산은 7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오재일의 삼진, 김재호의 병살타로 득점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3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활약을 펼친 박정권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10 한국시리즈 MVP였던 박정권은 포스트시즌만 되면 펄펄 날아 가을남자라 불린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때린 것도 박정권이었다. 박정권은 올 정규시즌 14경기에서 타율 0.172에 그쳤지만 가을야구에서 반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민은 가을야구 초반 부진을 말끔히 씻었다. 그는 올 정규시즌 41홈런을 쳤지만 플레이오프 1∼3차전에서 13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대포를 날리며 강타자의 위용을 되찾았다.

SK는 5일 선발 문승원을 내세워 시리즈 2연승에 도전한다. 문승원은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3경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7.62를 기록했다. 반격을 노리는 두산은 세스 후랭코프를 2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후랭코프는 SK전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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