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일 빈소 표정] 최불암 “농담 잘하고 솔직… 로맨틱한 배우”

4일 배우 신성일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배우 최불암(왼쪽 사진)과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은 고인의 아내 엄앵란. 사진공동취재단


동료 배우 등 각계 인사 발길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엄수, 온라인에도 추모 글 이어져


4일 배우 신성일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장례위원회에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으며 온라인엔 고인의 삶을 되새기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날 낮 1시쯤 조문이 시작되자마자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배우 최불암이었다. 1시간 가까이 빈소에 머문 그는 “반짝이던 별이 사라졌다. 조금 더 살아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신성일은 농담도 잘하고 솔직한 사람이었다”며 “자기관리가 대단한 분이었다. (한국 영화계에서) 굉장히 로맨틱한 존재였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전 위원장도 일찌감치 빈소를 찾았다.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은 “고인은 부산영화제에 남다른 애정이 있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제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해줬다. 좋은 영화를 만들어 내년 부산영화제에 내겠다는 말을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서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인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영화를 향한 열정을 불태웠다는 사실은 다른 조문객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해룡 영화인원로회 이사장은 “불과 얼마 전에 같이 영화를 만들자고 했는데 이렇게 돼 버렸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고인의 아내인 배우 엄앵란은 “남편이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영화 동지다. 끝까지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어떻게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하느냐는 생각에 남편을 붙잡고 울었다”고 전했다.

빈소에는 가요계나 방송계 관계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그룹 투투 출신 가수이자 방송인인 황혜영은 “평소에 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며칠 전에 병세가 호전됐다는 얘길 들었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나셔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빈소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이명박 전 대통령,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이 보낸 조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계에 남긴 흔적이 대단한 만큼 그의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엄수되는데, 공동장례위원장은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맡는다. 지 회장은 “신성일 선배는 시대의 아이콘이자 앞에도 없었고, 뒤에도 없었던 대단한 연기자”라고 평가했다. 이들 외에도 신영균 김지미 남궁원 임권택 문희 이덕화 장미희 강수연 송강호 최민식 등 내로라하는 배우나 감독들은 장례위원회에서 고문이나 부위원장 등의 직함을 맡기로 했다.

한편 온라인에서도 고인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하루 종일 이어졌다. 고인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꾸준히 정상을 차지했으며, 각종 SNS에는 “영화계의 큰 별이 졌다”면서 고인을 넋을 기리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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