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무풍 질주’… 작년 꼴찌 KT ‘돌풍 신호’

울산 현대모비스의 귀화선수 라건아(오른쪽)가 지난 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덩크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부산 KT의 외국인 선수 마커스 랜드리가 지난 2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2019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한정원의 블록슛을 피해 슛을 쏘고 있다. KBL 제공


2018-2019 시즌 프로농구가 정규리그 1라운드를 마쳤다.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던 울산 현대모비스는 예상대로 리그 선두를 꿰차며 독주 체제를 형성했다. 반면 지난 시즌 꼴찌였던 부산 KT는 이번 시즌도 하위권으로 예상됐지만 1라운드 2위에 오르는 예상 밖 선전을 펼쳤다.

현대모비스는 8승 1패로 정규리그 1라운드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에 한 차례 졌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 역대 최강 전력을 뽐내며 승수를 쌓았다. 주축 양동근과 함지훈이 건재하고, 이대성 이종현 박경상 등의 성장세가 또렷했다. 외곽엔 베테랑 문태종과 오용준이 3점 슈터 전준범(상무)의 입대 공백을 메웠다. 라건아와 섀넌 쇼터는 각각 경기당 평균 26.11점, 19점을 올리며 득점을 책임졌다.

그간 현대모비스는 유재학 감독 지휘 아래 수비 중심 농구를 펼쳤지만 올 시즌 화끈한 공격력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평균 득점(94.4점)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90점대를 넘었다. 현대모비스는 상대 수비가 정렬되기 전 속공을 적극 활용해 공격횟수를 늘리고 대량 득점을 올렸다. 유 감독은 “빠른 공격을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끈끈하고 조직적인 팀 수비, 리바운드를 성공했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체로 분류됐던 KT는 1라운드 막판 4연승을 질주하며 6승 3패로 단독 2위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마커스 랜드리가 평균 22.89점을 올리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2년차 신인 양홍석은 팀 내 국내선수 최다인 평균 10.2점을 기록하며 주축으로 올라섰다. 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렸던 포워드 김현민은 골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팀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KT가 1라운드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은 화끈한 3점포다. KT는 1라운드 경기당 평균 11개의 3점슛(성공률 37.4%)을 터뜨렸다. 평균 3점슛 성공 개수와 성공률 모두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KT 단신 외국인 선수 데이빗 로건은 경기당 평균 3.1개의 3점슛(1위)을 넣었다. 랜드리(2.6개), 김영환(1.6개), 조상열(1.4개)도 로건과 함께 KT의 3점슛 화력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창원 LG와 서울 SK, 인천 전자랜드, 안양 KGC는 나란히 5승 4패를 거두고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전주 KCC가 4승 5패로 7위, 라건아가 떠난 뒤 공격력이 약해진 서울 삼성이 3승 6패로 8위에 올라있다.

2승 7패로 부진한 고양 오리온과 원주 DB는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오리온은 시즌 초반 포워드 허일영과 가드 한호빈,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 등이 잇따라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이 들쭉날쭉했다. DB는 외국인 선수 마커스 포스터(27.4점)와 저스틴 틸먼(24.3점)의 활약이 좋았지만 두경민(상무)의 입대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4일 열린 2라운드 경기에서는 전자랜드와 SK가 순위를 한 계단씩 끌어올렸다. 전자랜드는 이날 KT를 108대 92로 꺾고 6승 4패를 기록, 공동 2위로 올라섰다. SK 역시 KCC를 76대 72로 따돌리고 6승(4패)째를 올리며 KT, 전자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DB는 오리온에 89대 74로 승리를 거두고 3승 7패(9위)를 기록했다. 7연패 늪에 빠진 오리온(2승 8패)은 최하위가 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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