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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 속내 전망, 북 “트럼프 이겼으면” 이란 “참패하길” 중 “글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국민만찬장에서 열린 ‘미국 노동자를 위한 우리의 맹세’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AP뉴시스


11월 6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대표적인 외국 지도자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꼽혔다.

USA투데이는 31일(현지시간) 미 중간선거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외국 정상들에 대해 보도했다. 표본으로 삼은 국가는 북한과 중국 이란 유럽연합(EU)이다.

USA투데이는 “일부 국가 정상들은 야당인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해 의회를 장악하기를 조용히 응원하고 있다”고 속내를 전했다. 꼬집어 지적하지는 않았으나 북한만은 유독 예외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미국이 적대국으로 묶어 분류하는 북한 중국 이란도 처해진 환경에 따라 입장이 다 달랐다.

북한은 이번 중간선거에 한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편에 서 있다.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공화당이 패배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비핵화 협상이 ‘올 스톱’되는 상황이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말을 잘 듣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공허한 약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에 흥미를 잃거나, 의회에 손발이 묶이거나, 심지어 탄핵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참패를 노골적으로 원하는 나라는 이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체결했던 ‘이란 핵 합의’를 탈퇴했다. 이후 이란 고사작전으로 표현되는 고강도 제재를 펼치고 있다. 이란의 희망사항은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에 그치지 않는다. 이란은 이번 중간선거 참패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막히기를 기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란은 민주당이 과연 중간선거에 승리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EU도 트럼프 대통령의 힘이 빠지기를 원하고 있다. 무역분쟁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 등 미국과 티격태격하는 이슈가 한둘이 아닌 탓이다. 그러나 EU는 공화당의 참패는 원하지 않는다. 이유가 아이러니하다. USA투데이는 “공화당이 참패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책에서는 주도권을 상실하고, 외교정책에만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사상 최대의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오히려 신중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 달리 중국이 이번 중간선거를 방해하고 있다는 증거는 희박하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중국이 바라는 것은 공화당의 승리도 아니고, 민주당의 승리도 아니다. 그저 미·중 간에 신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열리는 것이다. USA투데이는 “중국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에 비판적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보다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중국 입장에선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CNN방송은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하고, 상원은 공화당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내놓았다. 전체 435석인 하원에서 민주당은 225석, 공화당은 210석을 각각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100석인 상원은 공화당 52석, 민주당 48석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CNN은 하원의 경우 오차범위 내 접전지역이 많아 민주당이 패배할 수도 있다는 꼬리표를 달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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