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강정호’ 내년 진로 안갯속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강정호(31·사진)의 내년 시즌 구단 옵션을 포기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강정호는 몸값을 더 낮춰 피츠버그와 다시 계약하거나 새 소속팀을 찾아 떠나야 한다.

피츠버그는 지난 3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루수 강정호와 유격수 조디 머서가 FA 선수로 분류됐음을 알렸다. 강정호는 2015년 계약기간 4+1년에 총액 16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미국프로야구(MLB)에 데뷔했다. 올해는 보장된 4년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결정에 따라 1년을 더 뛸 수 있었지만, 피츠버그가 구단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그간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빅리그 복귀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터라 내년 시즌 구단 옵션을 시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피츠버그가 적잖은 공백기를 거쳤던 강정호에게 높은 몸값을 지불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피츠버그가 내년 구단 옵션을 행사했을 경우, 강정호에게 연봉 550만 달러(약 63억원)를 줘야 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MLB 데뷔 초반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피츠버그 주축선수로 활약했다. 2015 시즌 126경기에 나와 타율 0.287(421타수 121안타)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318타수 81안타) 21홈런 62타점의 성적을 써내며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2016년 12월 비시즌 한국에서 일으킨 음주사고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강정호의 걸림돌이 됐다. 당시 강정호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까지 확인돼 음주운전 삼진아웃제에 걸렸고,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하고 2017 시즌을 통째로 날려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았다.

강정호는 지난 4월 취업비자를 발급받은 뒤 빅리그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지난 6월 트리플A 경기 중 손목을 다쳐 수술을 받는 바람에 복귀가 늦어졌다. 강정호는 지난 9월 신시내티 레즈와의 정규시즌 최종 3연전 때 복귀했지만 구단의 결정에 도움을 줄 만한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에 남을 여지는 있다. 피츠버그 소식을 다루는 ‘벅스 더그아웃’은 이날 “피츠버그가 전보다 구단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강정호와 재계약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강정호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FA 시장에서 직접 가치를 평가받아야 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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