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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세계, 인문학의 렌즈로 살피다



프라다 지방시 발렌시아가 샤넬 페라가모 구찌…. 많은 사람들은 이들 브랜드가 내놓는 제품을 선망한다. 누구나 이 브랜드들을 ‘명품’이라고 부르는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 회사들이 내놓는 신상품에 주목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브랜드 인문학’에서 다뤄지는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이들 명품에 대한 이야기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인문학의 렌즈로 명품의 세계를 살핀 대목이 비중 있게 실려 있다. 저자는 철학과 고전문학을 공부한 인문학자로, 그는 이렇게 단언한다. “고대인들의 인간성이 그들의 신화를 통해 드러난다면 현대인들의 인간성은 브랜드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각종 명품의 탄생 스토리와 성장 과정을 들려준다. 얼마간 무겁게 느껴지는 논평이 따라붙지만 어렵게 느껴지진 않는다. 예컨대 프라다를 다룬 챕터에 실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금의 프라다 왕국을 만든 일등공신은 이 회사 창업자의 손녀인 미우치아 프라다다. 그가 가업을 이어받은 시점은 회사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1977년. 미우치아는 여성의 우아함을 살리면서도 자유로운 움직임을 극대화한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보였고, 가죽 대신에 방수성이 좋은 소재를 활용해 백팩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프라다는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녀는 기존 패션의 경향이 의존적인 여성상을 생산해 낸다고 여겼다. 페미니즘이 외부의 어떤 강제력으로부터 벗어나 여성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요약된다면, 프라다의 정신은 인간의 기본 권리인 자유와 맞닿아 있다.”

명품의 세계만 다루는 건 아니다. 장난감 회사인 레고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이 책을 펴낸 출판사 민음사가 브랜드로서 각각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도 살핀다.

저자는 “브랜드의 바탕에 깔린 욕망의 생성과 이동을 모아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거나(범주화하거나) 다른 차원(인문학)으로 보면 표면에 떠오르는 자태가 있다”고 적었다. 실제로 책을 읽고 나면 브랜드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이나 취향을 확인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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