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남극대륙서 분리된 라르센 B 빙붕


지난주 초대형 태풍 위투가 사이판을 덮쳤다. 최대 풍속이 시속 290㎞인 폭풍을 동반해 가로수가 부러지고 공항이 폐쇄되는 등 피해가 심각했다. 태풍은 북위 5∼25도 해역에서 수온이 26도 이상인 해수층이 수십m가 형성되면 발생한다. 그런데 이번 위투가 지나간 곳의 해수온도는 30도에 육박해 그 규모가 폭발적으로 발달했다고 한다. 평년 10월보다 2도 정도 상승한 온도로, 지구온난화에 따라 바다에서 흡수하는 열량이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때문이다. 1950년대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ppm 수준이었으나 2010년대 들어 400ppm을 돌파했다. 최근 10년간 연간 증가율은 2.2ppm으로 갈수록 가속되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35년쯤 450ppm을 돌파해 지구 평균온도는 2도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자 중 일부는 400ppm(=0.04%)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온난화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를 밀도로 환산하면 ㎥당 0.5g 수준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있으며, 약 10㎞ 두께의 대기층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이산화탄소는 가시광선을 투과시키는 반면 적외선은 흡수한다. 태양의 가시광선은 이산화탄소를 투과해 지표면을 데운다. 뜨거워진 지표면은 적외선을 배출해 지구의 열평형을 맞추는데,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적외선이 대기층에 흡수돼 온실효과가 발생하고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해수면도 상승한다. 주된 원인은 남극, 그린란드 등의 대륙 빙하가 녹아내리기 때문인데, 현재의 온난화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50년 후에는 1m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내린다면 해수면은 무려 50m 이상 상승할 수 있다. 강원도 고산지대에서나 살 수 있는 극한의 환경이다. 인류가 다 같이 환경운동을 조속히 실행해서 이런 파국만은 막아야 될 때이다.

이남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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