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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태양광과 해상풍력 결합된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대변신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전북 군산 유수지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마친 뒤 수상태양광 시설을 둘러보며 송하진 전북도지사(왼쪽 두 번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세 번째)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군산=청와대사진기자단




30년 동안 정체성을 찾지 못했던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단지)’로 탈바꿈한다. 총 4GW급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해 친환경 에너지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약 10조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태양광 발전단가가 떨어지면서 전기료 인상을 억제하는 부수적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은 태양광과 해상풍력의 두 축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새만금개발청은 2022년까지 새만금 안쪽에 2.6GW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산업연구용지 동쪽(0.3GW)과 남쪽(0.8GW), 국제협력용지 남북도로의 서쪽(0.5GW)과 동쪽(0.8GW)에도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한다. 해상풍력의 경우 4호 방조제 안쪽에 0.1GW 풍력 발전설비와 연료전지를 설치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와 별개로 방수제 사면, 저류지 등에 0.4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만든다.

태양광과 해상풍력 설비를 갖추는 데 쓰이는 땅은 38.29㎢다. 전체 새만금 면적의 9.36%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30일 “소음·고도 제한이 있는 공항 인접지역, 개발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며 “새만금 지역은 일조량이 좋아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새만금 지역의 일조량은 전국 평균보다 3.7%가량 높다.

또 정부는 새만금 바깥쪽의 전북 군산시 인근 해역에서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177㎢ 면적에 해상풍력단지를 만든다. 5㎿ 풍력발전기 100기를 먼저 설치하고 8㎿ 63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대로 되면 해상풍력으로 1GW에 이르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정부는 2020년까지 주민 공청회 등 사전작업을 거쳐 2021년부터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는 로드맵도 내놨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 지역의 평균 풍속은 초당 5.8m(1∼2등급)로 풍력발전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정부는 연구 인프라 구축, 기술사업화, 인력 양성까지 지원해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혁신거점으로 키울 생각이다. 국토교통부는 사업 추진을 위해 새만금개발공사를 출범시켰다. 1조1500억원의 출자금(현금 500억원, 현물 1조1000억원)을 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에는 민간자금 10조원도 들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면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일단 재생에너지 단지 구축에 약 200만명의 건설인력이 투입된다. 클러스터 조성 이후 10년간 재생에너지 연관 기업 100개 유치, 관련 일자리 10만개 창출 등으로 25조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추산한다. 정부는 협동조합, 펀드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발전단가 인하 효과, 환경비용 등을 감안하면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이 충분히 경제성을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창훈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태양광 발전단가가 1㎾h당 160원 수준인데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가 들어서면 단가가 독일과 비슷한 수준인 80∼9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가격경쟁이 가능한 수준인데, 환경비용을 감안하면 태양광이 경쟁력 있는 에너지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환경오염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설비 모듈 안에 포함된 납 등 중금속 성분이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우(杞憂)’라고 본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은 “태양광 발전설비 안에 포함된 납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고, 최근 개발되는 수상용 태양광 발전설비에는 아예 납이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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