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큰 축복”… 29년 만에 돌아온 ‘우묵배미의 사랑’

29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우묵배미의 사랑’ 재개봉 시사회에 참석한 장선우 감독과 배우 유혜리 박중훈 최명길(왼쪽부터).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우묵배미의 사랑’의 한 장면.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는 1000만명이 본 영화에도 출연했었거든요. 근데 지금 이 순간, 그보다 훨씬 묵직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30년 전 고생했던 순간이 영화로 기록되고, 그 기록을 보며 함께 마음을 나누고… 제가 살아가는 데 있어 큰 축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배우 박중훈(52)은 29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우묵배미의 사랑’ 재개봉 시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0년대 한국 사실주의 멜로영화의 시작을 알린 ‘우묵배미의 사랑’은 29년 만에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31일 4K화질로 다시 스크린에 걸리게 됐다.

박중훈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91년, ‘게임의 법칙’은 94년 영화인데 필름이 없어서 외국에서 특별전을 할 때 보내지 못했다. 반면 29년 전 영화인 ‘우묵배미의 사랑’은 복원이 잘 됐다. 자화자찬 같지만, 옛날 영화 같지 않고 요즘 찍은 시대물 같더라”고 흡족해했다.

박영한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우묵배미의 사랑’은 경기도 외곽 마을 우묵배미의 한 치마공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는 일도(박중훈)와 미싱사 공례(최명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각자 아내(유혜리)와 남편(이대근)이 있는 두 사람의 금지된 사랑은 금세 탄로 나고 만다.

일도와 공례의 비닐하우스 밀회 장면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박중훈은 “있을 수가 없는 추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요즘은 촬영장에 방한시설이 잘돼 있지만 그 시절엔 정신력으로 버텼다. 내 인생에 가장 추웠던 기억이 바로 그때다. 최명길 선배는 밤새 이를 악물고 참다가 새벽녘에 결국 울더라”고 전했다.

장선우(66) 감독은 “그렇잖아도 오늘 배우들에게 시달릴 거라 예상하고 왔다”며 머쓱하게 입을 뗐다. 영화계를 떠나 10년째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그는 “지금 보니 저걸 어떻게 했나 싶다. 그렇게 살벌하고 고통스럽게 촬영을 했었다니 배우들께 참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창의적으로 연기해준 배우들 덕에 이런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남편의 외도에도 가정을 지키려 한 인물의 타당성을 가지고 과감하게 연기했다”는 유혜리(54)는 “‘우묵배미의 사랑’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내게는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라고 흐뭇해했다.

최명길(56)은 “그동안 영화로 관객들을 많이 만나 뵙고 싶었는데 좀처럼 연이 닿지 않았다”면서 “나를 필요로 하는 좋은 영화가 있으면 꼭 하고 싶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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