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중국 고교생들 “로봇처럼 일했다”… 애플워치 中공장 불법노동 도마에

스마트폰 제조업체 애플이 대만 업체를 통해 애플워치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에서 현지 고등학생들의 불법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정저우의 아이폰Ⅹ 공장에 이어 불법 노동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워치를 조립생산하는 대만 콴타 컴퓨터의 중국 충칭 공장에서 고등학생 인턴들이 불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에 근거를 둔 시민단체 ‘기업의 부당행위에 맞서는 학생과 학자(SACOM)’는 공장에서 인턴으로 일한 고등학생 28명을 인터뷰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인턴이었지만 일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조립라인에서 일했으며, 초과근무는 물론 야간근무도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의 초과근로는 중국 현행법상 불법이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 28명 모두 초과·야간근무를 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이들 중 11명은 학교 교사가 인턴과정을 수료하지 못하면 제때 졸업할 수 없다는 점을 주지시켰다고 답했다. 한 학생은 “충칭 공장의 5층에서 로봇처럼 같은 작업을 매일 수백∼수천번 반복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애플의 중국 공장에서는 매년 이 같은 불법 노동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주문이 밀리는 데다 노동력이 부족하다보니 학생들을 인턴 명목으로 불법 노동에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아이폰Ⅹ을 조립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에서 고등학생들이 하루 11시간 이상 불법 노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FT에 따르면 정저우 도시철도학교 학생 3000여명이 지난해 9월부터 폭스콘 공장에 투입됐다. 학교를 졸업하려면 수료해야 하는 현장실습 과정 명목이었다. 기차 승무원 채용을 앞둔 한 학생은 “내가 하루에 조립하는 아이폰Ⅹ이 1200여대”라며 “이런 노동은 나의 진로와 아무 관계가 없는데 학교가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폭스콘은 물량이 몰리는 매년 8∼12월 학생들을 인턴 명목으로 동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