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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고 몸살… 뿔난 로마 시민 시위 나서



유서 깊은 관광도시인 이탈리아 로마에서 강력범죄와 안전사고가 빈발하자 시민들이 무능한 시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에 나섰다.

로마 시민과 시민단체 회원 수천명은 27일(현지시간) 로마 시내에서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 출신 시장 버지니아 라기와 시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아름다웠던 도시가 퇴보하고 있다”며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분노를 느낀다”고 외쳤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로마는 라기가 시장으로 선출된 2016년 이후 크고 작은 범죄와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로마의 대표적 유흥가인 산 로렌초에서 16세 소녀가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세네갈과 나이지리아 출신 불법이민자들이다. 도심을 운행하던 시내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는 올해만 20건 발생했다. 얼마 전엔 중심가 레푸블리카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오작동으로 시민 20여명이 다쳤다.

쓰레기가 시내 곳곳에 방치돼 있는 상황도 로마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로마 쓰레기 수거업체들의 파업에 시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멧돼지 무리가 로마 거리의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일도 있었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지난 2년간 로마는 내가 본 모습 중 최악”이라고 CNN방송에 말했다.

로마 최초의 여성 시장인 라기는 부패청산과 정치개혁, 쓰레기 수거시스템 개선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현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로마의 혼란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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