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한강변, 젊은 음악으로 달궜다

밴드 벗이 2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열린 ‘2018 한강 대학가요제’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벗은 이날 본선 무대에 오른 11개팀을 따돌리고 대상을 차지했다. 최현규 기자


소슬한 가을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무대는 경연이 시작되자마자 뜨겁게 달아올랐다. 참가자들은 개성 넘치는 공연을 선보이며 저마다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객석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무대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열린 ‘2018 한강 대학가요제’는 이렇듯 음악을 향한 대학생들의 열정을 실감케 만드는 자리였다. 가요제는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미래정책연구원이 주관한 행사로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가 후원했다. 2013년 폐지된 대학가요제의 화려한 부활을 예상케 만드는 자리이기도 했다.

가요제는 이날 오후 5시쯤 시작됐다. 본선에 진출한 열두 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된 뒤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이 개회를 선언했다. 오프닝 공연을 장식한 팀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로 구성된 ‘아름드리 다문화 합창단’. 이들은 감동적인 무대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경연이 시작되자 참가팀들은 저마다 인상적인 공연을 선보이며 갈채를 이끌어냈다. 대상은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재학생들로 구성된 밴드 벗(BUT)에 돌아갔다. ‘위로’라는 곡을 부른 이들은 대상 수상팀으로 호명되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멤버들은 “머릿속이 하얘서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며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금상은 ‘부탁할게’를 부른 그룹 리엘이 수상했다. 은상과 동상은 각각 ‘틱톡’ ‘루지해’라는 곡을 노래한 루하스하우스와 성준킴밴드가 차지했다.

대상 수상팀에는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됐다. 금상 은상 동상 수상팀에는 각각 500만원, 300만원, 200만원이 주어졌다. 가요제에서는 혼성 밴드 가을방학과 가수 범키의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권석홍 RBW 제작이사는 “예상보다 참가팀들의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렌드에 맞는 음악이면서도 동시에 대학가요제다운 분위기를 띤 무대가 이어졌다”며 “대학가요제만이 갖는 ‘색깔’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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