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의 본질을 표현했습니다”

사진작가 박재호씨가 25일 서울 성동구 갤러리 ‘9P’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작가 ‘박재호 기획 초대전’이 30일까지 서울 성동구 갤러리 ‘9P’에서 열린다. 서울 서교동교회(우영수 목사) 성도인 박 작가는 세계 현대 미술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런던 사치갤러리 소속 아티스트다. 산업디자인 교수로 활동하다 2011년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윈체스터대학에서 예술사진을 공부했다.

25일 갤러리에서 만난 박 작가는 “이번 초대전의 두 개 연작 시리즈를 통해 인류 문명의 본질, 더 나아가 우리 삶의 주관자를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초대전은 ‘인류문명의 집착-사과와 대형도시’라는 주제로 열리는데 두 개의 연작 시리즈 소재가 사과와 대형도시다. 첫 번째에선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튼의 사과, 신화 속 파리스의 황금사과로 인류 문명의 세 축인 종교, 과학, 신화를 각각 표현한다. 박 작가는 10년째 사과를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기독교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 속 아담과 이브의 사과는 먹고 남은 썩은 사과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사과처럼 썩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담고자 했습니다.”

초대전에선 세 개의 면으로 작품을 구성한 ‘삼면화’ 형식을 사용했다. 가운데 아담과 이브의 사과를 두고, 양쪽으로 황금 사과와 뉴튼의 사과를 배치했다. 작품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새롭게 시도한 것이다.

두 번째에선 현대 문명 속의 대형도시로 영국 런던을 선택, 그 도시의 본질을 표현했다. 네 가지로 나타냈는데 머리핀, 마킹펜, 고무줄, 차표다. 머리핀은 여성은 물론 유대인이 많이 사용한다. 유대인의 전통모자인 ‘키파’를 고정하는데 쓴다. 또 런던은 도박이 합법화돼 있다. 따라서 복권 번호를 표기하는 마킹펜이 흔하다고 했다. 고무줄은 런던 집배원들이 고지서를 배달할 때 각 가정별로 묶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차표는 영국 대중교통 시스템을 한 눈에 보여준다.

박 작가는 런던을 이 네 가지로 표현하기 위해 런던에 거주하며 6개월간 쓰레기 8000여개를 수거했다고 말했다. 그가 표현할 다음 대형도시는 뉴욕이다. 그는 앞으로 24개국의 도시를 이런 식으로 표현해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자신과 자신이 소속된 인류 문명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예수를 발견할 수 있는 이번 초대전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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