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임창용까지… 가을야구 뒤편 ‘핏빛’ 칼바람

 

야구팬이 들뜨는 가을야구가 한창이지만 한국프로야구(KBO) 내부에서는 때 이른 칼바람이 불고 있다. 각 팀들이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선수단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출 명단에는 KBO를 풍미했던 대선수들의 이름이 적지 않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KIA 타이거즈 임창용(42)이다. 현역 최고령 투수임에도 140㎞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며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KIA는 24일 그의 방출을 발표했다.

‘국민우익수’로 사랑받던 KT 위즈 이진영의 모습도 내년부터는 볼 수 없다. 이진영은 구단의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다승왕에 오른 롯데 자이언츠 조정훈, 역대 계약금 2위의 대형신인이었던 KIA의 김진우도 퇴출됐다. 2010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며 삼성 왕조 구축의 주역인 좌완 장원삼도 같은 신세가 됐다. 그나마 장원삼은 새 팀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던 준척급 선수 및 유망주들도 방출의 광풍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FA 미아가 될 뻔했다 어렵게 NC 다이노스에 몸담은 거포 최준석은 1년 만에 다시 떠나게 됐다. LG 트윈스는 25일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좌완 계투 윤지웅을 내보냈고 한화 이글스도 이날 만년 유망주 김혁민 안승민 등에 재개약 불가를 통보했다.

구단이 전력 강화를 위해 세대교체하는 과정에서 노장들의 방출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부 선수의 경우 실컷 혹사당하고 버림받았다는 여론이 일면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임창용이 대표적이다. 그는 올 시즌 선발과 계투, 마무리를 오가며 5승 5패 4세이브를 기록해 KIA의 가을야구 진출에 일조했다. 임창용은 고향팀인 KIA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왔기에 KIA 조치에 대한 팬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팬들은 “구단이 임창용을 선발·마무리로 마구 써 가을야구에 간신히 올라갔음에도 매몰차게 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의견 광고를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거나 기아챔피언스필드 앞 집회도 준비 중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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