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내한 도밍고 ‘그리운 금강산’ 부른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26일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언젠가 은퇴하겠지만 지금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 큰 특권이고 기쁨”이라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오페라의 제왕’ 플라시도 도밍고(77)가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갖는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소프라노 임영인과 ‘그리운 금강산’을 부를 예정이다.

도밍고는 24일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라틴계 언어권을 제외한 나라 중 한국 가곡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를 가진 곳을 본 적이 없다”며 “한국어 노래를 사랑하기 때문에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노래도 한국 청중에게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인 도밍고는 “한국어와 이탈리어는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따라 부르기 쉬운 측면이 있다”면서 “한국 출신 성악가들이 국제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이유 중 하나”라고도 했다. 7번째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국에 오면 따듯한 환대에 행복해진다”고 했다. 도밍고는 오페라 ‘루살카’ 중 ‘달님에게’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투나잇’ 등 10여곡을 부를 예정이다.

어떻게 선곡했냐는 질문에 “많은 노래 중에 내 가슴에 와닿는 곡, 청중과 교감할 수 있는 노래를 신중히 정한다”고 답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소프라노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즈도 이 무대에서 도밍고와 함께한다. 마르티네즈는 오페라 ‘카르멘’ 중 ‘사랑은 자유로운 새’ 등을 부른다.

1957년 바리톤으로 데뷔한 도밍고는 61년 테너 역인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로 출연한 뒤 약 50년간 테너로 활동했다. 90년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 월드컵 전야제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공연해 ‘스리 테너’로 유명해졌다. 2007년 테너에서 다시 바리톤으로 돌아간다고 발표한 이후 변치 않는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맡은 오페라 배역만 150개가 넘고 4000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도밍고는 음악가로서 장수 비결에 대해 “원동력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라며 “조수미와 같은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도 내게 큰 힘”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의 티켓 최고가는 성악 공연으로는 역대 최고인 55만원으로 책정돼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 거의 매진된 상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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