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센 SK- 빠른 넥센 ‘색다른 충돌’

SK 와이번스의 로맥(왼쪽)이 지난 7월 4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9회초 3점 홈런을 친 후 박재상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 경기 12회말 넥센 김규민(왼쪽)이 끝내기 안타를 친 후 박병호와 기뻐하고 있는 모습. 넥센은 이날 7대 6으로 SK를 꺾었다. 뉴시스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3년 만에 ‘가을 전쟁’을 시작한다. SK는 선 굵은 화끈한 야구를 무기로, 넥센은 빠르고 섬세한 야구로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SK와 넥센은 오는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을 시작으로 한국시리즈 진출 경쟁을 벌인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PS)에서 맞붙는 것은 3년 만이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만난 두 팀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넥센이 5대 4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넥센이 9승 7패로 근소한 우위다.

두 팀의 색깔은 뚜렷이 대비된다. SK는 선발 마운드가 높고 가공할 홈런포를 통해 점수를 내는 ‘빅볼’ 야구를 구사한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을 필두로 메릴 켈리, 박종훈, 문승원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탄탄하다. SK 마운드는 정규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4.67)을 기록했다. 고질적 뒷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가 선발 대신 불펜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미 로맥(43홈런), 한동민(41홈런), 최정(35홈런), 김동엽(27홈런) 등 거포 라인업을 구성한 SK는 정규시즌 팀 홈런 1위(233개)에 올랐다. 언제든 승부에 쐐기를 박거나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다.

넥센은 외국인 ‘원투펀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해커의 위력이 뛰어난데다 경기마다 분위기를 타는 젊은 피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팀이다. 거포 박병호 샌즈의 한방에다 PS에서 4할이 넘는 타율을 보인 임병욱 송성문 등의 정교한 타력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김규민 김혜성 김하성 등 주력 좋은 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넥센은 승부처 작전 구사에 있어서도 한 발 앞선다. 여기에 신인 안우진이 준플레이오프 2경기 9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철벽불펜 역할을 한 것도 든든하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거침없이 돌파한 기세는 경기 외적인 강점이다. 특히 준플레이오프를 4경기 만에 마치면서 3일의 휴식시간을 벌어 경기감각, 선발 로테이션 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SK의 아킬레스 건은 불펜 외에 불안한 수비다. SK는 올 시즌 실책이 전체 1위(116개)인데 단기전에서 잇단 수비 실수가 나올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넥센은 토종 선발 부재가 약점이다. 에이스 최원태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한현희는 PS 2경기에서 3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런 상황을 감안, 안우진의 선발 전환을 고심 중이다. 최고의 타력을 자랑하는 리드오프 이정후의 부재를 어떻게 메울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한국시리즈에 대비하던 두산은 핵심 불펜 김강률의 부상으로 비상이 걸렸다. 두산은 24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피닉스 교육리그를 소화하던 김강률이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한국에서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강률은 정규시즌 5승 6패 11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4.62로 활약했지만 이번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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