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마른하늘의 벼락 청천벽력… 날벼락



“번쩍! 우르릉∼ 쾅!” 여름 한낮 뭉게구름 몰려와 번개 치고 벼락 떨어지면 우레, 즉 천둥이 천지를 쩡쩡 울립니다. 멋모르는 개들 깨갱깨갱, 모이 쪼던 닭들 푸덕푸덕, 자태 고운 산기슭 꿩들은 화들짝 놀라 날고 기고…. ‘벼락’은 하늘과 땅 사이로 전기가 방전되는 현상이지요. 벼락은 심한 꾸지람이나 나무람을 비유하는(외박하면 아버지의 벼락이 떨어졌다), 매우 빠름을 비유하는(일처리가 벼락같다), 예기치 않게 어떤 물체를 뒤집어씀을 비유하는(물벼락), 갑자기 이뤄지는 것을 비유하는(벼락부자) 말로도 쓰입니다.

“어린것을 다섯이나 둔 가장이 탄광 사고고 매몰됐다는 날벼락 같은 비보가 부인에게 전해져….” ‘날벼락’은 느닷없이 치는 벼락입니다. 위 예문처럼 뜻밖에 당하는 불행이나 재앙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이지요. 마른하늘 벼락이라는 의미의 청천벽력(靑天霹靂)도 같은 뜻입니다. 霹도 靂도 벼락. 날벼락의 ‘날’은 말리거나 익히거나 가공하지 않은(날고기 등), 다른 것이 없는(날바닥 등), 지독한(날강도 등), 학습하지 않았거나 경험이 없어 서투른(날뜨기 등), 부질없이(날밤을 새우다 등)를 뜻하는 접두사입니다. 날벼락의 ‘날’은 예상치 못할 만큼 ‘갑자기’라는 뜻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이 느닷없이 수입량을 줄이기로 하는 바람에 국내 철강 업체들이 날벼락 맞았다지요. 어떤 벼락에도 끄떡없게 하는 피뢰침(避雷針, 벼락을 피하는 바늘) 같은 수단과 힘을 키워야 합니다.

어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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