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좌우할 ‘좌-좌 大戰’



2018 미국프로야구(MLB) 우승컵을 두고 맞붙는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1, 2차전에 나란히 좌완 원투펀치를 내세운다. 좌완 선발투수 네 명의 활약 여부에 따라 월드시리즈 초반 판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월드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1∼2차전에 차례로 나서고 워커 뷸러가 홈에서 열리는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고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류현진은 당초 홈 경기에 강해 3∼4선발로 예상됐던 터여서 감독의 발표는 많은 팬들을 놀라게 했다.

월드시리즈에 선착한 보스턴은 일찌감치 2명의 좌완 선발투수가 1, 2차전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지난 21일 “크리스 세일과 데이빗 프라이스가 선발 등판한다”고 알린 바 있다. 두 투수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1, 2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 월드시리즈 1차전은 양대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들의 맞대결로 꾸며진다. 사이영상 통산 3회 수상에 빛나는 커쇼는 포스트시즌(PS)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37의 성적을 써냈다. 최근 3년 연속 올스타전 선발로 나선 세일은 PS 3경기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 중이다.

1차전 선발들의 변수는 있다. 커쇼는 지난 21일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서 9회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한 승부수였고 짧은 이닝만 던지긴 했지만 불과 사흘 뒤 출전하는 투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세일은 챔피언십시리즈 기간 중 복통으로 선발 등판을 미뤘다. 지난 14일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이후 열흘 만에 등판하는만큼 경기 감각이 관건이다.

2차전의 경우 어느 선발투수가 징크스와도 같은 약점을 극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날 공산이 크다. 류현진은 원정 약점이 뚜렷하다. 올 시즌 PS 3경기 중 홈에서는 무실점을, 원정에서는 평균자책점이 8.59나 될 정도로 기복이 심하다. 류현진은 로테이션상 월드시리즈에서 원정에만 나설 수밖에 없어 이 같은 오명을 빨리 떨쳐내야 한다.

프라이스는 PS 선발 9연패가 말해주듯 큰 경기만 나가면 실력 발휘를 못했다. 지난 19일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PS 통산 첫 선발승을 따내며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프라이스가 홈에서 기세를 이어갈지가 관심거리다.

왼손 선발투수를 상대하는 양 팀 타선의 활약 여부도 중요하다. 양팀 모두 정규시즌에서 좌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보스턴은 우투수 상대로는 0.275의 타율로 30개 구단 중 1위였지만 좌투수에게는 타율 0.250로 13위에 그쳤다. 좌투수 공포는 다저스가 더욱 심하다.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이 0.240으로 20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보스턴의 경우 이번 PS에서 좌완 상대 타율이 0.284(74타수 21안타)로 호전된 반면, 다저스는 같은 기간 타율이 0.207(116타수 24안타)로 시즌 때보다 좌투수에 대한 약세 현상이 더 심화됐다. 다저스 타자들의 보스턴 좌투수 공략 방법도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