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즐기고 열정적인 한국 청중이 좋아요”



에스토니아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파보 예르비(56·사진)가 세계적인 악단과 연달아 내한한다. 그는 22일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 가면 관객들이 열렬히 환영해주기 때문에 항상 기대가 된다”며 “한국 청중들은 음악을 즐기고 열정적으로 표현한다는 느낌이 와닿아서 참 좋다”고 말했다.

예르비는 다음 달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그는 내년 시즌부터 창단 150주년을 맞은 이 악단의 새 음악감독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12월 19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무대에서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을 이끈다. 이 오케스트라드는 예르비가 2004년부터 14년간 음악감독을 맡은 곳이다.

그는 두 악단의 특색에 대해 “사이즈뿐만 아니라 전통, 시스템, 레퍼토리 종류 등 모든 것이 다르다”며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은 고전과 초기 낭만파 음악에서 큰 영향을 받은 데 비해 낭만파 레퍼토리가 주가 되는 취리히 톤할레는 고전에서 현대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다룬다. 매우 다른 DNA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로 맡게 된 취리히 톤할레와 관련 “음악적 신뢰와 인간적 신뢰가 모두 있을 때만 빛을 발하는 것이 파트너십”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낼 음악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것이 내 목표”라고 소개했다.

그는 온화한 리더십과 뛰어난 음악성으로 여러 오케스트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1년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 음악 감독으로 부임해 이 악단을 신흥 명문으로 끌어올린 것을 비롯해 200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2010년 프랑스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2015년 일본 NHK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 등을 맡아 호평받았다.

그는 악단 성격에 맞게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취리히 톤할레와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과 말러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라흐마니노프 곡은 조지아 출신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와 협연한다. 예르비는 부니아티쉬빌리에 대해 “음악으로 자연스러운 감정을 드러낸다”며 “짜릿한 매력을 느끼려면 그녀의 감정을 상상하면서 감상하라”고 조언했다.

12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는 슈베르트 교향곡 9번, 모차르트 돈 조반니 서곡과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협연한다. 지휘자로서 가장 애호하는 작곡가나 곡이 있냐는 질문에 예르비는 “현재 준비하는 레퍼토리가 매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처럼 느껴진다”고 ‘프로’다운 답변을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