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11년 만의 가을비행, 4일로 끝날까

한화 이글스의 이용규가 19일 열린 2018 한국프로야구(KBO)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의 1차전에서 8회말 1사 만루의 찬스에 뜬공으로 아웃되자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한화 이글스의 11년 만의 가을야구가 단 4일 만에 끝날까.

한화는 19일과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한국프로야구(KBO) 준플레이오프 1·2차전 경기에서 각각 2대 3과 5대 7로 패했다.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를 기록한 한화는 남은 3경기에서 한 번만 패해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컨디션이 좋았던 외국인 투수들이 한방에 무너진 점이 뼈아팠다. 1차전 선발 데이비드 헤일과 2차전 선발 키버스 샘슨 모두 경기 초반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선보이며 호투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4회초 각각 박병호와 임병욱에게 홈런포를 얻어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가장 큰 문제는 타선이다.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찬스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1차전 한화는 안타를 12개나 치고도 13개의 잔루를 기록하며 2득점에 그쳤다. 넥센이 4개의 실책을 저질렀음에도 이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0-2로 뒤지던 5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팀의 기둥 김태균이 대타로 나서 3구 삼진당한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2차전도 10개의 잔루를 남기며 패했다.

설상가상으로 3차전 선발 대결도 넥센이 앞선다는 평가다. 넥센은 22일 열리는 3차전에 에이스인 제이크 브리검을 내세운다.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브리검은 최원태와 함께 시즌 내내 선발진을 단단히 지키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저력이 있다.

한화의 선발은 장민재다. 장민재는 올 시즌 단 3번 선발 등판해 중간계투 요원에 가까운 선수다. 올 시즌 넥센전에서도 5번 등판해 5⅔이닝 동안 7실점하며 부진했다. 벼랑 끝에 몰린 한화로서는 장민재의 깜짝 호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변수는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엄청난 호수비로 팀을 구한 넥센 외야수 이정후가 수비 중 당한 어깨부상으로 3차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타격(9타수 무안타)은 부진했지만 리그 타격 3위(0.355) 이정후의 부재는 넥센에 고민거리임에 분명하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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