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골라주는 가장 근사한 창구 ‘지서재’

네이버가 ‘지서재’ 100회를 기념해 2016년 10월 게시한 특집 페이지를 캡처한 사진이다. 지서재를 통해 자신의 독서 편력을 소개한 소설가 한강, 영화평론가 이동진, 소설가 조정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왼쪽부터)의 모습이 담겨 있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지서재’라는 온라인 콘텐츠를 아시는지. 지서재는 오랫동안 ‘지식인의 서재’의 줄임말이었고, 현재는 ‘지금의 나를 만든 서재’를 줄여 부르는 말인데 네티즌들은 이곳을 통해 국내외 내로라하는 명사들의 추천 도서를 확인하곤 한다. 어쩌면 명사들의 추천 도서를 일별할 수 있는 한국의 가장 근사한 창구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지서재는 올해 개설된 지 10주년을 맞았다. 2008년 8월 영화감독 박찬욱의 추천 도서 리스트를 게재하고 그의 서재를 꼼꼼히 살핀 내용이 이 콘텐츠의 시작이었다. 운영진은 매달 한 차례 정도 새로운 콘텐츠를 게시했다. 2016년 10월에 100회를 맞았고, 올해 3월부터는 지서재의 속뜻을 ‘지금의 나를 만든 서재’의 줄임말로 바꿨다. ‘지식인’이라고 부르긴 애매한 각계각층 명사들 이야기도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최근 경기도 성남 네이버 사옥에서 지서재 서비스를 총괄하는 정순지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지서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건 섭외”라며 “사용자가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인물, 지금의 명성을 쌓기까지 나름의 ‘드라마’가 있는 명사를 고르는 게 섭외 기준”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동안 지서재에 등장한 명사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외과의사 이국종, 영화평론가 이동진, 소설가 김영하, 배우 이순재 등이 이곳을 거쳐 갔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명사도 지서재를 통해 자신의 독서 편력을 소개했었다.

1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만큼 지서재에서 다뤄진 책은 3700권이 넘는다. 명사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분야는 소설이었다. 800종 넘는 소설이 언급됐다. 추천 도서 랭킹을 매겼을 때 가장 많이 추천된 도서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이었다. 2위와 3위는 각각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 인문 교양서인 ‘생각의 탄생’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지서재를 통해 소개하고 싶은 명사가 있다면 누구일까. 정 매니저는 “국내 명사는 거의 대부분 소개를 해서 남아있는 분이 많지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된다면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추천 도서를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과거 지서재는 국내외 석학의 독서 이력을 소개하는 성격이 강했어요. 무거운 느낌이 들곤 했죠. 앞으로는 좀 더 ‘젊은’ 느낌의 지서재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무겁진 않지만 가볍지도 않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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