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내거는 중국정부, 자정 거친 韓게임엔 ‘호재’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사실상 막히고 경쟁우위가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중국 내 게임에 대한 규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반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중국에서는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판호는 게임 등 콘텐츠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고유 식별번호로 지난 3월부터 중국 공산당의 정책 전파 역할을 담당하는 중앙선전부가 업무를 맡고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악감정 영향으로 판호 발급이 중단됐다는 시각이 여러 차례 제기됐고 현재까지 대부분 게임은 ‘심사 중’ 상태로 기약 없이 판호 발급과 현지 진출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게임 시장은 약 24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판호 발급 중단 이전인 2016년까지 한국 게임 수출의 약 37.6%를 중화권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질적으로도 모바일 게임 중심 시장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국내 업계에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정식 진출이 막힌 국내 게임 일부는 중국 게임사에 IP(지식재산권)를 따로 팔기도 하며 이를 통해 만들어진 ‘뮤 오리진2’, ‘라그나로크M’ 등이 역수입돼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된 중국 게임은 136개로 2016년보다 22개 증가했으며 매출 20위 내 16개가 중국 게임이 차지하는 등 빠른 시장 잠식이 이뤄지고 있다. ‘소녀전선’, ‘붕괴3rd’ 등 일부 중국 게임들은 게임 완성도 면에서도 국산 게임을 추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청소년 시력 약화 문제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라 현지 교육부 등 유관부처가 온라인 게임 총량제, 미성년자 이용 시간 제한, 수량 제한, 서비스 수량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아동과 청소년 근시예방 종합방안’을 발표해 게임 시장이 긴장했다.

종합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게임 규제 의지를 분명이 한 것”이라는 평가가 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 대형 게임사 텐센트가 서비스를 맡은 ‘몬스터헌터: 월드’가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아 텐센트 주가가 연초 대비 약 30%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국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에 따라 위협적인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서 규제와 자정 노력을 거친 한국 게임이 진흥을 통해 다시 우위를 점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게임 업계는 ‘셧다운제’ 등 규제법을 적용받고 있으며 확률형 아이템 등 문제 해소를 위한 자율규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김정우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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