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한국원정대 합동분향소, 서울시립대에 마련… “끝까지 함께하기로 했는데…” 눈시울

'히말라야 원정대' 산악인 합동 분향소
17일 오전 서울시립대 대강당에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山群)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대원들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아직도 히말라야에서 돌아올 것만 같습니다.”

네팔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등반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창호(49) 대장과 유영직(51·장비 담당) 이재훈(24·식량의료 담당) 임일진(49·다큐멘터리 감독) 대원, 정준모(54) 한국산악회 이사의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이들은 한마음으로 안타까워했다.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대강당에는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대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 서울시립대 무역학과 88학번인 김 대장은 교내 산악부에서 활동하며 산과 인연을 맺었다.

김 대장의 대학시절 산악회 지도교수였던 이동훈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1993년 학교에 히말라야 원정대가 생긴 뒤 김 대장은 그곳에 매료돼 완전히 히말라야 사람이 됐다”며 “그는 항상 앞서갔고 대원의 안전을 누구보다 우선했던 사람”이라고 추억했다.

분향소 양 벽면에는 고인들이 생전에 찍은 사진을 이어붙인 영상이 흘렀다. 배경은 항상 산이 있었고 고인들은 모두 웃고 있었다. 분향소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도 놓여 있었다.

2007년 김 대장과 에베레스트를 함께 등정한 장애산악인 김홍빈 대장은 분향소에서 “(김창호 대장)이 자신의 등산을 포기할 정도로 희생하며 저를 도와줬다”며 “끝까지 함께하기로 했는데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고생하셨으니 이제 조금 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립대 학생 김종회(23)씨는 지난해 한 강연에서 김 대장을 만난 인연으로 분향소를 찾았다. 김씨는 “시험이 끝나자마자 분향소로 왔다”며 “대장님께서 ‘공부 열심히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신 게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정희(61)씨는 조문을 위해 인천에서 왔다. 그는 “평소 산을 좋아해 재작년에는 히말라야에 트래킹을 다녀왔다”며 “하필 이맘때쯤 갔다 와서 더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은 분향소를 찾아 “이번 사건을 잘 분석해 후배들과 뒤를 잇는 산악인은 이런 일이 없도록 자료로 활용해주시면 좋겠고 정부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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