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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용백] 1박2일



‘하루가 열흘 맞잡이’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 등등의 속담은 하루가 때로는 길게 느껴질 수 있음을 뜻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하루 동안 많은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지금은 교통·통신이 발달한 글로벌시대인 만큼 하루 24시간은 활용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이 됐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2년째 두 자릿수로 인상하고, 주52시간 근로제를 제도화했다. 아직 안정적인 효과를 내기엔 이르다. 하지만 소득을 늘리고 근로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증진시킨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장시간 근로하는 축에 속한다. 개인적으로나 가족과 함께하는 여유를 갖기 어렵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하루 8시간씩 주5일 근무로, 초과근로는 12시간 이내로 하라’는 법은 새로운 생활방식을 유도한다. 일만큼 개인과 가족의 삶도 중요하다는 취지다. 야근이나 주말 근무가 줄어 ‘저녁이 있는 삶’이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루와 주말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관심사다. 재충전을 위한 휴식과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에 주로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그중 휴식과 새로운 계기를 가질 수 있는 여행은 각광을 받고 있다. 워라밸이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20, 30대의 단기 국내외 여행은 보편화 추세다. 젊은층에서는 일본행과 중국행의 하룻밤(1박2일) 해외여행도 주저하지 않는다. 2014년 이후 1박2일 항공권 구매율은 해마다 20% 이상씩 증가하는 실정이다. 여행업계는 저비용 항공사(LCC) 증가와 워라밸 관심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항공권, 호텔, 입장권, 교통패스 등의 가격 비교나 예약, 구매가 모바일로 간편하게 이뤄지고 여행 준비과정도 단출해진 이유도 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될수록 ‘하루’는 사람들마다 다른 내용으로 채워지면서 더욱 소중해질 것이다. 소란스러운 TV연예프로그램 방식이 아닌 유유자적과 체험의 1박2일이 우리에게 선뜻 다가온 듯하다. 시기적으로 가을과 정취 있는 낭만여행은 잘 호응되는 단어들이다. 오늘부터 다음 달 4일까지는 ‘2018 가을여행주간’이다. 워라밸을 향한 하루여행에 훌쩍 나서볼 만하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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