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조석 간만의 차이와 해일 피해

달에 의한 지구의 조석 현상


달의 중력이 지구에 미치는 힘에 의해 지구에서는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조석(潮汐) 현상이 발생한다. 달의 중력이 끌어당겨 달 쪽으로 바닷물이 쏠리기 때문이다. 지구는 하루에 한 번 자전하므로 조석 현상도 하루에 한 번만 발생할 것 같다. 하지만 밀물과 썰물은 하루에 두 번씩 반복된다.

달은 무게중심을 기준으로 원운동한다. 지구 또한 이 무게중심을 기준으로 원운동해서 달의 반대쪽으로는 원심력에 의해 바닷물이 쏠린다. 그 결과 지구의 바닷물은 양쪽으로 볼록한 형태를 유지해서 하루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반복된다.

그런데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 즉 조석 간만의 차는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지형에 따라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 중 아산만은 조석 간만의 차가 평균 8.9m에 이르는 반면 동해안은 불과 30㎝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 조석 간만의 차가 이렇게 큰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 유럽의 독일과 네덜란드 연안 지역, 캐나다와 미국의 동부 해안지역, 아마존의 일부 지역 등이다. 이들 지역의 지형을 분석해 보면 공통점이 있다. 수심이 낮고 육지로 둥그렇게 둘러싸인 만의 형태이면서 썰물 때 물이 쉽게 빠져나가는 지형이다.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이 만에 모이면 더 이상 퍼지지 못하고 계속 쌓인다. 여기에 수심까지 낮으면 지면과의 마찰로 밀물이 지연되면서 뒤에 밀려오는 바닷물이 더해지고 조석 간만의 차이는 더욱 커진다.

해일 또한 지형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지진해일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팔루시는 삼면이 육지로 둘러싸인 만의 가장 내부에 위치한다. 만의 초입인 동갈라 지역에 도달한 해일은 1∼2m 정도 높이였으나, 팔루시에 이르러서는 높이가 5∼7m까지 치솟아 피해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만에서 조석 간만의 차이가 커지는 것과 동일한 이유다.

이남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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