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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기사당 68년 만에 최악의 참패… 메르켈 흔들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의사당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본 뒤 어두운 표정으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죄더 총리 소속 정당인 기독사회당은 이번 선거에서 1당 지위는 유지했으나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AP뉴시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기독사회당이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당은 단독 과반 의석은커녕 40%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함으로써 68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총선에서 간신히 4연임에 성공한 메르켈 총리의 입지도 흔들리게 됐다.

AP통신과 디벨트 등 외신에 따르면 기사당은 14일(현지시간) 치러진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서 37.2%를 득표했다. 5년 전인 2013년 선거 결과(47.7%)와 비교하면 10%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기사당이 텃밭인 바이에른주에서 이처럼 저조한 성적을 낸 것은 서독 건국 직후인 1950년 27.4%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기사당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자매당으로 바이에른주에서만 활동한다. 기민당은 전통적으로 바이에른주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고 기사당을 지원하는 역할만 맡아왔다. 기사당은 1957년 이래 지금까지 바이에른주 집권여당 지위를 유지해 왔다.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는 “고통스러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기사당이 참패한 원인으로는 이민 문제가 거론된다. 이민 문제와 관련한 독일 내 찬반양론이 더욱 극단화되면서 친(親)난민 성향 녹색당과 반(反)난민·극우 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AfD)’ 양쪽에 유권자를 빼앗겼다는 것이다. 기사당 당수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난민 강경책을 주장하며 메르켈 총리와 정면충돌하는 등 연정 내 난맥상이 노출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녹색당은 17.5%를 득표해 2당으로 약진했고 AfD는 10.2%를 얻어 처음으로 바이에른주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역시 메르켈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은 2013년 선거 득표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9.7%를 득표해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오는 28일 치러지는 헤센주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거에서 기민당이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경우 12월 메르켈 총리의 당대표 재선에도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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