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요요마 “실크로드와의 여정, 협업과 연결의 중요함 깨달아”

프랑스 태생 중국계 첼리스트 요요마. 클래식 음악의 전통에 발을 담그고 있는 그는 ‘실크로드 앙상블’을 통해 음악적 혁신과 문화적 연대를 추구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실크로드 앙상블. 크레디아 제공


첼리스트 요요마(63)는 지금까지 100여장의 앨범을 전 세계에서 700만장 넘게 팔았다. 그래미상만 18차례 수상했다. 그는 “전 세계 70억 인구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최선의 방법은 음악”이라는 믿음으로 ‘실크로드 앙상블’과 같은 음악 실험을 하고 있다. 요요마가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요요마 & 실크로드 앙상블’ 공연을 한다.

요요마는 15일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실크로드 앙상블을 통해 지역을 깊이 탐험하면서 세계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됐다”며 “문화는 그 탐험을 이끌어주고 우리가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말하는 문화란 음악과 같은 예술뿐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모든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1998년 그가 설립한 실크로드 앙상블은 각국의 전통 악기 연주자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작곡가들이 모인 예술단체다. 2년에 한 번씩 다양한 음악 전통이 녹아 있는 이색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첼로,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장구와 같은 우리 악기, 쇄납 가이타 타블라 등 이름도 음색도 낯선 악기 연주자 12명이 한 무대에서 만난다.

요요마는 “실크로드 앙상블은 우리에게 다양한 예술적 아이디어의 실험실이 돼 줬고, 내 활동의 모든 면을 조금씩 바꿨다”며 “지난 20년간 실크로드와의 여정을 통해 협업과 연결, 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고 이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실크로드 앙상블의 20주년 무대다. 김동원의 장구 솔로로 시작해 중국, 베트남 전통음악과 미국 재즈, 브라질 삼바가 어우러진 모음곡이 연주된다. 한국 작곡가 김대성의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자장가’가 세계 초연된다. 요요마는 이 곡에 대해 “한국 중국 일본을 위한 평화의 노래”라며 “한국 전통 자장가 선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중국인 부모 아래 태어난 요요마는 미국에서 자라고 공부했다. 그의 다문화적 성장 과정이 실크로드 앙상블 시작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요요마는 “하버드대 인류학과 재학 시절 여러 강의를 들으며 실크로드에 관심을 갖게 됐고, 90년대 중반부터 여러 고(古)악기와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접하면서 실크로드 앙상블을 기획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도 연주한다. 요요마는 “내가 네 살 때부터 연주했는데 이후 이 곡을 필요할 때마다, 축하나 위로의 순간마다 연주한다”고 했다. 실제 그는 미국 9·11 테러와 보스턴 마라톤 폭발 사고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에서 바흐 첼로 모음곡 5번을 연주했다.

그는 지난 8월부터 무반주 첼로 6개 모음곡을 6개 대륙에서 36번 연주하는 ‘바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요요마는 “바흐 모음곡은 인류애에 닿는 음악”이라며 “실크로드 앙상블의 목표이기도 한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하고 이루어 가는 것의 한 예”라고 자신했다. 다음 달 말엔 미국 콜롬비아, 12월 초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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