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서울시에 2021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서울·평양 공동개최를 제안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에릭 생트롱 FISU 사무총장은 지난 4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찾아와 2021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서울·평양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생트롱 사무총장은 이날 유럽 순방 중인 박 시장이 스위스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로잔에서 취리히로 이동해 만남을 가졌다. FISU는 투르크메니스탄이 2021년 유니버시아드 유치를 포기하면서 다른 개최지를 급히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달 말에는 올레그 마티친 FISU 회장이 방한해 서울·평양 공동 개최를 다시 한 번 제안할 예정이다.

생트롱 사무총장은 박 시장과의 만남에서 개막식은 서울에서 폐막식은 평양에서 열고, 일부 경기는 북한에서 실시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에 박 시장은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 유치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니버시아드 개최가 적절한지 검토해봐야 한다”며 “중앙정부, 관계기관 등과 충분히 논의한 뒤 답을 주겠다”고 대답했다.

유니버시아드 공동 개최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경기장이나 비용 문제 외에도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검토돼야 한다. 서울과 평양이 공동으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유니버시아드를 통해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거나 유니버시아드를 통해 남북평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그러나 남북이 공동으로 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한다면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 확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의사도 중요하다. 생트롱 사무총장은 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와 접촉해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박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시아드는 FISU가 주관하는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대회로 2년마다 열린다. 국내에선 2003년 대구, 2015년 광주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