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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고점론’ 비웃듯 또 실적 경신



반도체산업의 초호황기(슈퍼 사이클)가 끝났다는 증권가의 비관론이 무색하게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를 두고 반도체시장이 정말 고점에 다다른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앞으로도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1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0.4%, 전 분기보다 17.7%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매출은 과거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의 65조9800억원보다는 다소 적었지만 지난해 동기보다는 4.8% 늘었다.

삼성전자의 어떤 사업부가 어느 정도의 실적을 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3조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직전 분기에는 약 12조원 수준이었다.

메모리 반도체가 서버와 모바일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실적 경신을 이끌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 서버 등에 메모리 반도체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서버용 고용량 D램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에도 8테라바이트(TB)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용량 제품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에 10나노 공정을 도입했고, 낸드플래시에서는 세계 최초로 5세대 V낸드를 양산하는 등 경쟁사와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처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D램은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고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활성화되면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낸드플래시는 SSD 교체 수요,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등으로 잠재 수요가 풍부하다.

또 해외 증권가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 종말론은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주요 근거다. 이들은 시장에서 현물 거래되는 ‘스폿 프라이스’를 바탕으로 반도체 가격을 따진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은 90% 이상을 고객사와 사전 계약을 통한 ‘컨트랙트 프라이스’로 공급한다. 컨트랙트 프라이스는 업체 간 계약이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스폿 프라이스 하락에도 삼성전자의 컨트랙트 프라이스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때마침 침체에 빠졌던 세계 PC시장까지 내년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019년 세계 PC 출하량은 2억6260만대로 올해의 2억6170만대보다 0.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사양 게임과 운영체제(OS)를 윈도10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PC 출하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다만 PC시장 회복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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