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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 선거 리스타트, 판 커졌지만 '그들만의 잔치' 비판도



성추문 등 사태로 무산됐던 서울대 총장 선거 일정이 다시 본격 시작됐다. 거물급 후보가 등장하면서 기존 구도가 뒤바뀌는 등 판이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서울대 안팎에선 공약이나 후보 면면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외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그들만의 잔치’만 되풀이된다는 우려가 계속된다.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4일 총장후보대상자 8인을 확정하면서 후보자 추리기 작업을 재개했다. 바른미래당 의원직을 내던지고 선거에 뛰어든 오세정 전 의원을 비롯해 강태진 공과대 명예교수, 이우일 공과대 교수, 김명환 자연과학대 교수, 최민철 수의과대 교수, 정근식 사회과학대 교수, 남익현 경영대 교수, 박은우 농업생명과학대 교수가 후보군으로 확정됐다. 지원자 9명 중 유일한 외부인 김용석 우리법인그룹 총괄은 제외됐다.

애초 지난 선거에서 3등 이하 후보끼리만 경쟁하던 구도에서 오 전 의원이 지난 1일 의원직을 사퇴하고 후보로 등록하며 판이 바뀌었다. 오 전 의원은 성낙인 전 총장과 맞붙은 2014년 선거에서 당초 1순위였지만 이사회에서 결과가 뒤집혀 석패한 바 있다.

학내에서는 오 전 의원을 향한 평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일단 1차 예비후보 5명에 오 전 의원이 들어간다면 성 전 총장 반대표가 결집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반면 일각에선 의원 임기를 채우지 않은 오 전 의원의 무책임함을 비판하기도 한다. 총추위는 12일 예비후보자 5명을 추린 뒤 다음 달 14일 최종적으로 후보자 3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서울대 총장 선거 자체에 회의적인 의견도 여전하다. 지난 선거에 유일한 외부 출신 후보였던 문송천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지난번에도 공약이 상세히 알려지기 전 이미 한두 명 후보로 압축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부족국가처럼 단과대끼리 세력이 갈리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나 교수협의회 등 학내 단체는 “총추위가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기존 구도를 내버려두는 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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