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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위협’ 앞세운 트럼프 식 거래, 전 세계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거래의 기술’에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입맛에 맞게 개정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도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승기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이제는 인도와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을 상대로 ‘경제적 위협(economic threats)’에 나설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프타 개정 협상 타결에 대해 “역사적 승리”라고 자평했다. 이어 “관세가 없었다면 협상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이 자리에 설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탄관세 위협과 거친 협상 태도 등 자신만의 전략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의 양보를 받아냈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전략을 다른 국가와의 협상에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어떤 나라와 협상하더라도 ‘경제적 위협’을 포함한 강경책을 쓰겠다”며 “중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멕시코, 캐나다를 포함해 모든 나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무역 협상 상대로 인도와 브라질을 지목하면서 “미국에 엄청난 관세를 물리고 있다”고 밝혀 무역전쟁 전선을 개발도상국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를 ‘관세 왕(tariff king)’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기자회견 종료 후 취재진에게 “좋은 협정을 체결했다는 그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옳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당분간 미·중 무역전쟁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나프타 개정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북미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시달리는 중국보다 북미 지역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미국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나프타 개정으로 얻은 ‘실탄’을 대중(對中) 공세에 쏟아 붓는 셈이다.

유럽과 일본 등 오랜 우방들을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끌어들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USMCA는 3개 당사국 중 하나가 ‘비(非)시장경제(nonmarket economy)’ 국가와 FTA를 체결할 경우 나머지 두 나라는 협정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비시장경제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지적재산권 침해와 국영기업 보조금 지급 등 중국의 무역 관행을 비판할 때 쓰는 용어다. 미국이 중국 압박을 위해 EU와 일본 등 국가와의 무역 협상에서 비슷한 조항을 삽입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원하더라도 그들과 협상하는 건 너무 이르다. 그들이 준비가 안 돼서 당장 대화할 수 없다”면서 “서둘러 협상을 하게 되면 미국과 미국 노동자를 위한 올바른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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