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가을 극장’… 최후에 웃는 자 누구냐





‘아메리칸리그(AL)의 강세는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질까’ ‘류현진의 LA 다저스는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떨칠 수 있을까’

미국프로야구(MLB) 30개 구단 중 4팀이 163경기까지 치러야 했던 치열한 정규시즌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전쟁인 포스트시즌(PS)이 시작됐다. 3일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시작으로 총 10팀이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위해 한 달간 뜨거운 승부를 펼친다.

어차피 우승은 아메리칸리그?

시즌 기록만 놓고 보면 PS에 진출한 AL 팀은 NL 팀을 압도한다. 시즌 구단 역대 최다승(108승) 기록을 세운 AL 동부지구의 보스턴 레드삭스를 필두로 서부지구의 휴스턴 애스트로스(103승), 동부지구 2위 뉴욕 양키스(100승) 등 무려 3팀이 100승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NL의 경우 최다승이 중부지구 밀워키 브루어스의 96승이다. 리그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어우아(어차피 우승은 아메리칸리그)’라는 세간의 말이 현실적으로 들린다.

최강팀 보스턴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보스턴을 이끄는 선수는 최우수선수(MVP) 수상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외야수 무키 베츠. 베츠는 올 시즌 0.346의 타율에 32홈런으로 OPS(출루율+장타율) 1.078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베츠는 생애 첫 MVP와 우승 반지를 동시에 획득하는 완벽한 시즌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리그 최고의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즈(0.330 43홈런)와 유격수 젠더 보가츠(0.288 23홈런)가 뒤를 받친다. 에이스 크리스 세일(12승 4패 2.11)도 든든하다.

디펜딩챔피언 휴스턴은 철벽 투수진으로 2연패에 도전한다. 휴스턴은 저스틴 벌렌더(16승 9패 2.52)와 개릿 콜(15승 5패 2.88)의 원투펀치가 PS 진출 팀 중 최고를 자랑한다. 여기에 시즌 도중 트레이드된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는 이적 뒤 12번의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단 한 번도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리그 최강을 자랑했던 타선도 알렉스 브레그먼(0.286 31홈런)과 호세 알투베(0.316 13홈런)를 중심으로 건재하다.

100승에 도달했음에도 보스턴이 워낙 강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린 불운의 양키스는 역대 한 시즌 팀 최다홈런(266개)의 기록을 세운 핵타선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류현진의 다저스 일 낼까

이에 맞서는 NL에는 지난해 준우승팀 다저스가 있다. 올 시즌 한때 서부지구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반등에 성공한 다저스는 여전히 강력한 AL의 대항마다. 주전 유격수 코리 시거가 부상으로 이탈한 구멍은 매니 마차도(0.297 37홈런)라는 슈퍼스타를 데려와 완벽하게 메웠다. 여기에 올 시즌 깜짝 스타가 된 맥스 먼시(0.263 35홈런)와 지난 5년간 타선의 중심이었던 저스틴 터너(0.312 14홈런)의 활약도 기대된다. NL 홈런 1위(235개)를 상징하듯 한 방이 터져주면 기세를 막기 힘든 팀이 바로 다저스다.

무엇보다 시즌 막판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지구 우승에 엄청난 공헌을 한 ‘빅게임 피처’ 류현진(7승 3패 1.97)의 가세는 다저스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다저스의 고민은 그러나 류현진을 제외한 선발진에 있다. 특히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9승 5패 2.73)가 후반기에 위력이 현저히 떨어진데다 마무리 켄리 잰슨(38세이브 3.01)이 예전같지 않다. 단기전에서 투수력이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커쇼의 위력이 돌아오느냐 여부가 30년 만의 우승 획득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부지구 우승팀 밀워키 브루어스와 동부지구 우승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다소 기복이 있긴 하지만 저력이 적지 않다. 밀워키는 올 시즌 NL MVP 수상이 확실시되는 크리스티안 옐리치(0.326 36홈런)와 강력한 불펜진을 내세운다. 애틀랜타는 프레디 프리먼(0.309 23홈런)과 괴물 신인 로날드 아쿠냐(0.293 26홈런)의 짜임새 있는 타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언더독의 활약은 어디까지 갈까

‘저비용 고효율’의 대명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끈끈하면서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 팀이다. 특히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왕(48개) 크리스 데이비스를 보유해 야구팬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다. 3일 시카고 컵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콜로라도 로키스는 2007년 시즌 막판과 PS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이며 준우승까지 오른 이른바 ‘락토버(Rockies+October)’ 재연을 꿈꾼다. 만능선수 놀란 아레나도와 한국의 돌부처 오승환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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