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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생리의학상에 ‘면역 항암제’ 개발 기여 美·日 의학자

2018 노벨생리의학상로 선정된 제임스 P. 앨리슨 텍사스주립대 MD앤더슨 암센터 교수와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PG). 사진합성·일러스트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는 ‘면역 항암제 개발’이라는 새로운 암 치료 영역을 개척해 인류의 암 극복에 기여한 미국과 일본의 의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일본은 2016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노벨상 수상에 시동을 걸었고, 지금까지 노벨의학상만 5명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1949년 첫 물리학상 수상 이후 모두 23명(미국 국적자 2명 포함)이 노벨과학상을 받아아시아 기초과학 강국의 면모를 또다시 과시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학연구소 노벨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제임스 P 앨리슨(70) 미국 텍사스의대 MD앤드슨암센터 교수와 혼조 다스쿠(76)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를 2018년 노벨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두 학자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체계 기능을 밝혀내 암 치료의 새로운 원칙을 세웠다”며 “이들의 중대한 발견은 암과의 싸움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면역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 관문 수용체(immune checkpoint receptor)’를 발견하고 기능을 밝혀냈다. 면역 관문 수용체는 면역 기능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시키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

두 사람은 특히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단백질을 찾아낸 공로가 크다. 앨리슨 교수는 인체 면역체계를 관장하는 ‘T-세포’에 브레이크 기능을 하는 단백질 ‘CTLA-4’를 규명하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끔 하는 항체를 개발했다. 혼조 교수는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또 다른 단백질인 ‘PD-1’을 발견했다. 이후 PD-1 단백질을 억제하는 방식을 암 환자 치료에 접목해 효과를 확인했다.

이들의 연구는 두 가지 단백질을 각기 조절함으로써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관문 억제제(면역 항암제)’ 개발로 이어졌다. 현재 악성 흑색종(피부암)과 폐암 등 일부 암 치료에 쓰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면역 항암제의 장점은 일반 항암제보다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오래 지속돼 장기 생존이나 암의 완치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교토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연구 덕분에 회복한 암 환자들을 볼 때 가장 기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암 환자들을 위해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조 교수가 암 연구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대학 시절 동기의 죽음이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혼조 교수는 “동기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두 수상자는 상금으로 주어지는 9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1억2400만원)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 노벨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 발표가 이어진다. 단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1949년 이후 69년 만에 선정되지 않는다. 노벨문학상 선정기관인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5월 내부 성추문 스캔들로 파문이 일자 “대중의 신뢰가 하락했다”며 선정과 시상을 취소했다.

민태원 조민아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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