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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市 생지옥… “흙더미 덮친 마을 2000명 숨졌을 수도”

인도네시아 구조대원들이 1일 술라웨시섬 팔루시 로아로아호텔 붕괴 현장에서 건물 잔해를 뒤지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구조 당국은 붕괴된 건물 아래 한국인 실종자 1명을 비롯해 호텔 투숙객 50∼60명이 매몰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조대는 인원과 장비가 부족해 한때 맨손으로 구조작업에 나섰다. AP뉴시스


현지 언론, 대형 참사 우려
당국은 “사망자 844명” 무너진 8층 호텔 20명 구조
실종 한국인 1명 매몰된 듯
팔루시 전·현 시장 사망 인명 구조·복구 엄두못내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지진으로 흘러내린 진흙 더미에 휩쓸려 한 마을에서 주민 2000명 이상이 사망했을 수 있다는 최악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1일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844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영 안타라통신은 사망자가 12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쓰나미와 건물 붕괴로 참변을 당했다. 그러나 지진으로 밀려온 진흙 더미가 또 다른 대형 참사를 불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카르타포스트는 “해변에서 10㎞ 떨어진 팔루시 남쪽 페토보구를 진흙 더미가 강타했다”며 “이곳에서만 2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인구 30만명이 거주하는 동갈라 지역은 구조작업이 시작되면서 사망자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팔루 지역보다 진앙에 더 가까운 동갈라는 지진 여파로 통신과 교통이 마비돼 30일 밤에서야 구조작업이 시작됐다.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뒤지며 생존자 수색에 나섰던 구조대는 1일부터 중장비를 동원했다. 무너진 8층짜리 로아로아호텔 잔해에서도 20여명이 구조됐다. 그러나 패러글라이딩대회 참가를 위해 팔루에 들렀다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1명을 포함해 50∼60명이 여전히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호텔에 묵었던 싱가포르인 응 콕 총(53)씨는 호텔이 무너지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응씨는 채널뉴스아시아(CNA) 방송 인터뷰에서 “머큐리호텔이 마치 젤리처럼 흔들리는 걸 봤다. 그리고 호텔이 무너지면서 주변이 온통 먼지로 자욱했다”고 말했다. 응씨는 호텔 잔해에 깔린 모녀를 발견하고 아이만 구한 채 쓰나미를 피해 높은 곳으로 대피했다.

피해지역의 혼란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생존 주민들은 약탈자로 변했다. 한 주민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적절한 가격에 물품을 판다면 사겠지만 상점들이 재난을 이용해 생필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사이에서 “지진 피해자가 가져간 만큼 정부가 상인들에게 보상해주기로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약탈은 걷잡을 수 없이 심해지고 있다. 인근 3개 교도소에서는 1200여명의 재소자가 탈옥해 주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구조작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팔루 지역은 이번 지진으로 전·현직 시장이 모두 사망했다. 인명 구조와 재난 복구를 지휘해야 할 컨트롤타워가 붕괴된 셈이다. 공항과 도로, 교량도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모두 파괴됐다.

연료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수토포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연료가 부족해 차량과 물 펌프 등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루와 동갈라 지역 주민들은 피해지역을 벗어나려 하고 있지만 자동차 연료가 부족해 피난도 쉽지 않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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