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가을 야구’ 막차 타기 점점 안갯속으로

KBO리그 6∼8위인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가 27일 일제히 승리를 거둔 반면, 5위 KIA 타이거즈는 패하는 바람에 5위 싸움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왼쪽은 삼성의 외인 용병 다린 러프가 8회말 팀 승리의 발판이 되는 투런 홈런을 치는 순간. 오른쪽 사진은 이날 KIA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는 LG 선발 차우찬의 모습. 삼성 라이온즈 제공, 뉴시스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 투수 로스 스프리플링(왼쪽)이 27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회말 마운드로 걸어오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쳐다보고 있다. 스프리플링은 2회 3실점한 뒤 교체됐다. AP뉴시스


▒ 희망 불씨 살린 ‘엘·롯·삼’
5위∼8위 2.5경기차 혼전


가을 야구로 가는 티켓의 향방이 안갯속으로 빠졌다. 6위인 LG 트윈스가 5위 KIA 타이거즈를 잡은데다 삼성 라이온즈(7위)와 롯데 자이언츠(8위)도 뒷심을 발휘하며 KIA와 롯데 간 격차가 2.5경기로 줄었다. KIA와 LG·삼성의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LG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KBO) 정규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9대 1로 완승했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5위 싸움의 승부처였던 만큼 양 팀은 좌완 에이스 차우찬과 양현종을 선발 투수로 내보냈으나 경기 초 일찌감치 희비가 엇갈렸다. 차우찬은 5회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며 가볍게 11승을 챙겼지만, 양현종은 올 시즌 최소 이닝(4이닝) 최다 실점(7실점)의 수모를 당했다.

양현종은 1회말에만 3연속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한데 이어 안타까지 연속 맞으며 3점을 내줬다. 이후에도 불안정한 투구로 4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내주며 격차는 0-7까지 벌어졌다. 결국 5회말 이민우와 교체돼 4이닝 7피안타 4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반면 차우찬은 8회까지 단 1실점만 하며 호투했다. 98구를 던진 가운데 피안타는 3개에 그쳤고, 삼진은 7개나 뽑아냈다. KIA는 6회초 나지완과 신범수 등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내며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삼성과 롯데도 가을 야구 막차를 타기 위해 뛰어들었다. 삼성은 이날 KT 위즈를 상대로 7대 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결정적인 순간 화력을 내뿜은 타선의 역할이 컸다. 삼성은 2-4로 밀리던 8회말 다린 러프의 투런 홈런에 이어 2사 만루에 나온 김성훈의 싹쓸이 3루타로 5점을 대거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64승 3무 70패)은 무승부가 LG(65승 1무 71패)보다 많으면서 승률에서 불과 4모 뒤진 7위에 자리잡았다.

롯데는 4번타자 이대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넥센 히어로즈를 8대 6으로 꺾었다. 이대호는 6-6으로 팽팽하던 9회초 1사 2, 3루 상황에서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대호는 3경기 연속 결승타를 때려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 위태위태 ‘다저스’
콜로라도에 0.5경기차 2위 추락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의 가을야구가 위태로워졌다. 다저스는 27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대 7로 패하며 시즌 88승 71패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이날 6연승을 한 콜로라도 로키스(88승 70패)에 0.5게임차로 뒤지며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내줬다. NL 중부지구도 시카고 컵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0.5경기차로 1, 2위를 유지하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손에 땀을 쥐는 혈전을 벌이게 됐다.

우선 다저스는 자력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할 수 없게 됐다.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3경기를, 콜로라도는 홈에서 4경기를 남겨뒀다. 다저스가 샌프란시스코를 스윕하더라도 콜로라도가 남은 경기를 다 이기면 1위는 콜로라도의 차지가 된다.

막판 순위다툼이 안갯속으로 치달으며 ‘163차전’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MLB 정규시즌 162경기를 다 치르고도 다저스와 콜로라도가 승패 동률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다저스와 콜로라도는 다음 달 2일 단판 승부를 벌여 1위를 가린다.

다저스가 지구 2위로 내려앉더라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방법이 없지는 않다. 각 지구(동부 서부 중부) 1위 3팀을 제외한 나머지 1자리를 위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가는 것이다. 문제는 다저스가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다저스는 이날 와일드카드를 확보한 밀워키 브루어스에 이어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3위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87승 72패)에 단 1경기차로 앞서 있을 뿐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시카고와 밀워키는 다저스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그래도 지구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순위 경쟁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2위를 할 경우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가 에이스 투수를 소모하는 등 힘을 빼게 되기 때문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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