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희의 음식이야기] 빵의 탄생

빵반죽


우리가 먹는 빵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인류 최초로 밀 농사를 지었던 고대 레반트 사람들은 곡물껍질을 벗기기 위해 구운 이삭을 돌로 문지르거나, 말리거나, 절구를 사용했다. 그런데 밀은 특성상 낱알이 쉽게 깨지기 때문에 껍데기만 손쉽게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에 알곡을 통째로 부서뜨려 가루를 낸 다음 껍데기를 따로 분리해 제거했다.

최초의 빵은, 우연히 만들어졌는지는 몰라도, 아마도 곡물가루를 물과 섞어 만든 반죽에 열을 가해 만들었을 것이다. 초기의 빵은 납작하고 딱딱했다.

최초의 발효 빵은 고대 이집트지역에서 나타났다. 발효 빵을 처음 만들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당시 이집트의 한 소년이 빵을 굽고 남은 반죽을 그대로 두었는데 이것이 공기 중의 효모균에 의해 자연 발효되어 부풀어 올랐다고 한다. 부푼 반죽을 구웠더니 부드러운 빵이 되었다. 반죽이 발효되면서 공기구멍이 많이 생겨나 소화도 잘되고 맛도 더 좋아졌다.

이를 계기로 이집트에서는 빵 만드는 방법과 효모배양법이 발전하게 됐다. 이후 누룩을 넣어 빵 만드는 방법은 지중해 여러 나라로 퍼져나가면서 유럽대륙 전역에 천연효모 발효 빵을 만드는 방식이 보편화되었고 후대의 그리스와 로마에도 전파됐다. 특히 로마에서는 제분, 제빵 기술이 크게 발달했고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이 기술들도 유럽 각지로 전해지게 된다. 이렇게 빵 문화의 전파 덕분에 밀 농사도 널리 퍼져나갔다. 그 뒤 밀은 인도와 몽골을 통해 중국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중국이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이다.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200∼100년경 유입돼 평안남도 대동군 미림지에서 밀 유물이 발견됐다. 이처럼 밀이 잘 전파될 수 있었던 건 자라는 기후조건이 까다롭지 않아서였다. 밀은 온대지방에서 가장 잘 자라지만 기후 적응성이 강해 기온이 낮거나 건조한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쌀보다 넓은 지역에서 생산된다.

세종대 대우교수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