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해진 ‘유튜브 천하’… 갈 길 바쁜 네이버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쟁사인 네이버가 한 발 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개인 제작 콘텐츠 부족’ ‘15초 광고’ ‘망(네트워크) 사용료’ 문제에 발목 잡혀 쉽게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6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에 따르면 19∼59세 유튜브 이용자 1000명 중 42.8%가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유튜브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3시간 이상 이용하는 ‘헤비 유저’도 5.2%에 이른다. 유튜브 이용자 10명 중 4명이 매일 유튜브를 1시간 넘게 보는 충성고객이라는 뜻이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한 유형의 동영상 콘텐츠가 있기 때문’(48.9%·중복응답)이 가장 많았다. ‘일반인들이 제작한 콘텐츠가 많아서’도 29.0%를 기록했다. 아울러 전문가가 만든 콘텐츠를 본다는 응답(36.5%)보다 개인 영상제작자가 만든 콘텐츠를 본다는 대답(55.9%)이 우세했다.

다른 주요 지표들도 ‘유튜브 천하’가 공고해지는 추세를 뒷받침한다. 지난 5월 기준 모바일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시간 점유율은 유튜브가 85.6%로 아프리카TV(3.3%)와 네이버TV(2%)를 압도한다. 지난달 기준 유튜브의 모바일 앱 사용시간은 333억분으로 카카오톡 199억분을 훨씬 웃돈다.

유튜브에 선수를 뺏긴 네이버는 올 하반기부터 동영상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아이돌 등 유명인들이 진행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브이라이브’에 투자를 집중했다.

지난달 말에는 화질과 동영상 시간 제한도 개선했다. 8K 화질을 지원하는 유튜브를 좇아 한 단계 아래인 4K 화질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동영상 재생 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7시간까지 늘렸다. 조만간 개편될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에 동영상을 전면 배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투자만큼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네이버는 유명인이나 방송사가 아닌 일반인이 만드는 콘텐츠가 유튜브에 비해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콘텐츠의 다양성과 확장성 면에서 불리하다는 뜻이다.

네이버에 개인 제작 콘텐츠가 부족한 건 일반인이 동영상을 제작할 때 네이버의 진입장벽이 유튜브보다 높기 때문이다. 동영상 업로드가 자유로운 유튜브와 달리 네이버에서는 동영상 채널을 만들려면 300명 이상의 구독자 등 일정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유튜브 동영상이 대부분 ‘5초 광고’를 하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15초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것도 네이버의 약점이다.

아울러 유튜브는 국내 이동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네이버는 연간 700억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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