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팀 ‘돌아온 호랑이’ 타고 라이더컵 접수 나섰다

타이거 우즈가 지난 23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돌아온 ‘골프 황제’가 미국에 25년 만의 라이더컵 원정 우승을 선물할 수 있을까. 타이거 우즈가 라이더컵 개막을 앞두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80승 고지에 오르면서 미국 팀의 사기 역시 높아지고 있다.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남서부의 르 골프 나시오날에서 개막하는 라이더컵은 2년 마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개최되는 두 대륙의 골프 대항전이다. 역대 전적에서 미국이 26승 2무 13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성적에선 유럽이 우세하다. 단적으로 2000년 이후 8번의 대회에서 미국이 2번 우승한 반면 유럽은 6번 우승했다. 특히 유럽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미국이 우승한 것은 1993년이 마지막일 정도로 미국은 유럽에서의 승리에 목말라 있다.

미국은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브룩스 코엡카(3위), 저스틴 토머스(4위), 리키 파울러(9위), 조던 스피스(10위)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나선다. 여기에 6년 만에 라이더 컵에서 선수로 뛰는 우즈(13위), 필 미켈슨(25위) 등이 와일드카드로 가세했다.

특히 우즈는 지난 23일 끝난 PGA 투어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5년여 만에 승을 추가하면서 진정한 황제의 귀환을 선언했다. 자신감도 얻었다. 우즈는 PGA가 띄운 영상에서 ‘러시모어 산에 새길 만한 골퍼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샘 스니드, 잭 니클라우스, 바비 존스와 함께 자신을 꼽았다. 러시모어산은 미국 역사상 위대한 대통령 4명(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두상이 새겨져 있는 곳이다.

라이벌로 꼽혔던 우즈와 미켈슨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라이더컵 한조에서 경기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켈슨은 우즈와 같은 조에서 경기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우리 둘 다 환영할 것 같다”며 “단장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안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즈가 그간 골프 황제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라이더컵에서의 활약이 크지 않았던 것을 어떻게 만회할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우즈는 97년부터 모두 7번 라이더컵에 출전했다. 33번의 매치를 치러 13승 3무 17패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로 뛴 대회 중 99년 우승이 유일할 정도로 라이더컵 우승과 인연이 많지 않았다. 우즈는 “미국은 25년 동안 원정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말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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