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박항서 “내 리더십, 솔선수범 하는데서 나와”

밝은 표정의 박항서 감독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축구연맹과 미래혁신포럼 초청 간담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아시안게임 4강으로 이끈 ‘쌀딩크(베트남 히딩크)’ 박항서(59) 감독이 국회의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베트남 경험을 섞어 진정성 있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축구연맹·미래혁신포럼(회장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11개월 남짓 타국 감독 생활과 성공 비결을 특유의 너털웃음과 함께 풀어냈다.

그는 “시합 준비보다 여기(국회) 오는 게 더 떨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행을 택했던 이유에 대해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 또래면 다들 은퇴를 하고, 축구계에서도 좋은 후배들이 주류를 이룬다. 자리가 있으면 감사할 정도였다”며 “베트남에서 제의가 왔을 때는 대표팀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망설였지만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애초 중국의 프로팀 진출도 모색했지만 사드(THAAD) 갈등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사실도 털어놨다.

박 감독은 ‘철저히 베트남 사람이 되자’는 생각으로 현지 적응을 시작했다. 베트남 역사 등을 알기 위해 공부했고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려 했다고 그는 전했다.

박 감독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특별한 것은 없다”며 “선수들을 진정성 있게 대하려 하고, 나부터 솔선수범했다”고 답했다. 이어 “베트남 선수들이 가진 왜소한 체격에 대한 열등감을 없애고, 그들의 장점인 순발력과 지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자신감을 갖고 싸우라고 계속 푸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게 ‘베트남 정신’도 강조했다. 단결심, 자존심, 영리함, 불굴의 투지, 목표의식 5가지가 베트남 대표팀 내에서 부르는 베트남 정신이라고 한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나태해질 때면 ‘너희에게 베트남 정신이 상실돼 가고 있다’며 자존심을 긁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자리에 계신 여야 의원들도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정치를 만들어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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