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가 된 조각, 친숙한 예술작품에 초점 맞췄죠”

심장을 형상화한 윤영석 작가의 ‘심장유희’에 대해 설명하는 윤범모 창원조각비엔날레 예술감독.


7∼8명의 아이들이 꽃 모양의 놀이기구 안에서 술래잡기하듯 뛰어다니며 깔깔대고 있었다. 그런데 다가가 보니 아이들이 놀고 있는 구조물은 놀이기구가 아니라 아마란스꽃을 형상화한 안종연 작가의 설치 작품 ‘아마란스’였다. 경남 창원 의창구 중앙대로 용지공원에 설치된 이 대형 작품 안에서 아이들이 무람없이 놀고 있었던 것이다.

이곳은 제4회 창원조각비엔날레 메인 전시장의 하나다. 최근 만난 윤범모 예술감독(동국대 석좌교수)은 “보기만 하는 조각 작품이 아니라 이렇게 작품으로 조각 놀이터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에선 ‘불각(不刻)의 균형’을 주제로 용지공원과 인근의 성산아트홀 등 실내외 전시를 통해 국내외 13개국 작가 70명(팀)의 작품 225점을 선보이고 있다.

3만3000㎡(1만평) 공원 면적의 절반에 설치된 야외 조각 작품은 대개 ‘아마란스’처럼 놀이기구 같았다. 심장을 형상화한 윤영석의 ‘심장유희’는 심실과 혈관이 연결된 부분이 미끄럼틀처럼 됐다. 구본주 작가의 ‘비스킷 나눠먹기’는 중년 남자 2명이 마주 보고 입을 크게 벌려 길쭉한 비스킷을 나눠먹는 형상인데, 비스킷 부분에 벤치처럼 걸터앉을 수 있다. 남녀의 하반신을 하나로 묶은 루마니아 대표 조각가 미르치아 드미트레스쿠의 ‘아담과 이브’는 보는 각도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보인다.

윤 감독은 “이곳은 주말이면 시민을 위한 축제가 많이 열리는 곳이다. 시민들이 예술작품에 대해 어렵거나 딱딱하게 느끼지 않고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을 뒀다”고 설명했다. 공원에 전시된 20여점 가운데 15점은 시 예산으로 구입돼 영구 설치된다.

마침 장애인주간활동센터 교사들이 장애인 학생들을 이끌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왔다. 교사 송은아씨는 “심심하던 공원이 조각 작품으로 아주 재미있는 공간으로 변한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전시는 10월 14일까지.

창원=글·사진 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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